2026년 새해벽두에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을 깜짝 선언하면서 지역 정치권은 충격 그 자체다.
특히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선거를 일찍이 준비해 온 후보군들은 '날벼락'을 맞은 모습이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 2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새해 합동 참배하고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양 단체장은 오는 6·3 지방선거까지 행정구역(선거구) 조정 등을 거쳐 통합 단체장을 뽑고 7월 '광주·전남 초광역특별자치도' 출범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추진 발표에 광주·전남 정치권은 곧바로 술렁였다.
더욱이 민주당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경선을 준비중인 출마예정자들은 '멘붕'에 가까운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 권장하는 시도통합 정책에 대놓고 반기를 들 수 없지만 광주시장·전남지사직 도전이 큰 난관에 봉착하면서 전략을 다시 짜야할 판이다.
이번 통합 추진 선언에 앞서 광주시장 유력 후보인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남·광주 통합에 찬성한다. 논의와 추진에 속도를 내야한다"면서도 "대전 충남의 경우처럼 내년(2026년)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 작업을 마무리 하는 시간표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2026년 선거 뒤 차기 시도지사가 임기 내에 통합을 완료하고 2030 지방선거는 통합 광주·전남으로 치르자"고 제안했었다.
민형배 의원의 통합 의견에 대해 전남지사를 준비중인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도 같은 날 SNS에 "전남과 광주는 민주주의의 본산이자 하나의 뿌리"라며 "민 의원님이 제안하신 '2030 통합 광주·전남 사회계약' 체결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둘 다 통합에 찬성하면서도 자신들이 도전하는 올해 선거는 이대로 치르자는 속마음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통합 추진 선언뒤에는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충분한 혐의 없이 당장 올해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팽배하다.
강기정 시장의 경우 재선 도전에 나서고 있지만,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선두와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 고전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또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지지율이 빠지며 위태로운 1위를 수성하는 모양새다.
이들 현 시장·도지사가 광주·전남을 합친 통합 시장(단체장)을 뽑을 경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점을 활용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통합'이란 빅카드를 집어들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통합 추진 발표 직후인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 시도는 그동안 전남·광주 공동사업엔 거의 관심도 없었다. 이랬던 두 분이 갑자기 전남·광주 통합을 당장 추진하자며 2일 오후 통합선언문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도민과 시민의 미래와 상생 균형발전의 성패가 걸린 광역지자체 통합문제를 임기 6개월 남은 시도지사의 선택이나 선거 전략에 내맡길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이와 함께 행정통합이란 정치 지형 변경으로 대통령실과 정부의 고위 관료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이재명 정부 장관들과 대통령실 수석 등 여러 인사들의 전략공천 얘기가 흘러나왔고 전남 무안 출신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차출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광주·전남지역민은 현 정부 인사의 낙하산 공천 가능성에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 광주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실(청와대)과 정부 장·차관 등 전문가 및 고위 관료의 전략공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긍정평가가 우세했다.
광주 응답자들은 긍정평가가 54%로 부정평가 32%보다 22%p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14%다.
전남은 긍정평가가 61%로 부정평가 26%보다 35%p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13%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광주·전남 통합 추진 선언은 기존 출마예정자들에게는 한 마디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며 "대통령이 강조하는 행정통합을 거스를 수도 없고 따르자니 당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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