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사건 피해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에 2차 가해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민주당은 "당은 여전히 이 문제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장 의원 사건의 피해자가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가 (장 의원에 대한) 당의 윤리감찰 지시를 신속하게 했고, (당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당의 윤리감찰은 매우 독립적이고 엄격하게 진행된다. 이 결과를 신뢰하면서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해당 의혹 및 피해자 인터뷰 등과 관련해 "그 이상은 현재로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을 줄였다.
국민의힘에선 장 의원 의혹에 대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가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공세를 높였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의원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선을 넘었다"며 장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형사 고발 사실을 알렸다.
주 의원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조직적 2차 가해 발언과 악성 댓글에 관해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며 "고발 대상은 장경태·서영교 의원과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이다. 사안별로 형법상 무고죄, 명예훼손죄,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 신상공개 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그동안 여성 인권과 성폭력 2차 가해 방지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며 "그런데 박원순 시장 성추행 사건 때 행해졌던 2차 가해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TV조선은 사건 피해자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피해자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온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두고 "2차 가해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렇게 많은 의원들에게 낙인을 찍힌 상태로 제가 계속 근무를 할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는 방송에서 이번 의혹을 두고 "국정감사 기간 중에 비서관들의 술자리가 있었는데 장 의원이 오셨고, 제가 취해 있어서 몸을 잘 가누지 못했는데 그런 저의 신체 여러 곳을 추행했던 사건"이라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는 '장 의원의 신체 접촉은 분명히 있었나' 묻는 질문에 "분명히 있었다"며 "전 남자친구가 상황을 목격하고 영상도 찍었고, 제가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그 자리에 계시던 동료 비서관님들께도 확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본인이 장 의원에게 "안 돼요"라고 의사를 표시했다고도 밝혔다.
피해자는 또 본인이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시점인 최근에 장 의원을 고소한 것을 두고 장 의원이 '정치적 의도'를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선 "당시에는 그 남자친구의 신상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여 고소를 못 했었다", "권력이 있으신 국회의원을 상대로 고소를 하는 것이 부담이 됐고, 고소를 했을 때 그 상황을 상상을 했을 때 너무 좀 무서웠다"며 "더 피해자가 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용기를 내어 고소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 의원 측에서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목적의 '명시적 협박'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 의원실이 아닌 피해자 소속 의원실) 선임비서관이 '장 의원의 뜻'이라며 보도를 무마시키려고 했다"며 "사건화시키지 말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의 '데이트 폭력' 주장에는 "제가 다음 날 숙취로 출근을 못했는데 그 상황을 장 의원이 어떻게 그걸 파악을 하고 이걸 마치 감금이나 폭행을 당해 못 나온 것처럼 주장하면서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는데, 그게 무고가 아닌가"라고 부인했다.
그는 장 의원의 무고 맞고소에 대해서도 "성폭력 범죄자의 전형적인 2차 가해 행태"라며 "장 의원은 '무고죄는 꽃뱀론'이라고 비판을 하셨는데 왜 저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건지, 추행이 사실이 아니라면 비서관인 제가 무엇을 위해서 무엇을 얻겠다고 여당 재선의원을 상대로 고소하겠나"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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