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그냥 넘어갈 생각 없는 시진핑, 트럼프와 전화해 대만 언급…다카이치 압박

"2차대전 승전 성과 수호 위해 협력해야" 美 호응 촉구도…신화통신 "미국, 대만 문제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대만 유사시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다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발언을 철회시키기 위한 전방위적 압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4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이날 저녁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대만의 중국으로의 귀환이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과 미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으며,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의 성과를 수호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의 호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 주석의 통화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행보로 보인다. 미국과 직접 소통을 통해 소위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이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의 입지를 축소시켜 발언 철회를 받아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인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이 틈새를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앞서 1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방송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관련, 중국의 당국자가 참수를 언급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우리의 많은 동맹국들도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우리 동맹국들은 중국보다 무역에서 우리를 더 많이 이용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동맹인 일본을 지지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30일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지난 20일 토마스 피곳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인 'X'의 본인 계정에 "미일 동맹과 일본 관할 하의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변함없다. 우리는 무력이나 강압을 포함한 대만 해협,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모든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을 견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해 미국이 일본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의 비상사태가 '존립위기상태'에 해당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존립위기상태'는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총리 재임 당시 일본 의회가 제정한 안보 관련법에 명시된 개념으로, 일본이 공격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본과 밀접한 다른 국가가 공격을 받아 일본의 영토가 국민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여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대만 유사시에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통신은 이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성공적인 회담을 통해 많은 중요한 합의가 도출되었으며, 이를 통해 중미 관계의 방향이 조정되고 꾸준한 발전에 동력이 부여되어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부산 회담 이후 중미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개선되어 왔으며, 양국과 국제사회의 폭넓은 환영을 받고 있다"며 "이는 '협력은 쌍방에게 이롭고, 대립은 쌍방에게 해롭다'는 원칙이 반복된 실천을 통해 입증된 상식이며, 중미 양국의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이 실질적인 현실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양측은 평등, 존중, 호혜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쟁점을 줄이며, 더욱 긍정적인 진전을 위해 노력하여 중미 관계에서 협력의 새로운 공간을 열어 양국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시 주석은 중국이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모든 당사국이 갈등을 지속적으로 해소하고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여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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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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