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결국 합의 '불발'…野 4박5일 필리버스터 돌입

與 '금융 개편 철회'에도 합의 난항…69건 비쟁점법안도 비상정

국민의힘이 긴급 고위 당정대 협의로 마련된 정부조직법 '금융 개편 철회' 수정안에도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정부조직법 등 4개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끝내 결렬됐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 처리에 맞서 4박5일간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여야 간 최대 쟁점 법안인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해당 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이어 이날 정부조직법과 함께 본회의에 오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일부개정안 △국회 증언·감정법 등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 총 4박5일간의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고위 당정대 협의를 통해 전날 법사위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원안에서 금융위원회 업무 이관 및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등 '금융 개편' 내용을 제외한 수정안을 도출해 정부조직법의 여야 합의 처리를 시도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여야 회동 끝에도 합의는 최종 결렬됐다.

당초 여야는 이날 4개 쟁점법안에 더해 69개 비쟁점법안을 상정해 일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가 불발되면서 해당 법안들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 다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하니 (비쟁점 법안들도) 못 올린다"며 "파행에 파행을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 "정부조직법을 발목잡고 있는 세력"이라 칭하며 "오늘 어쩔수 없이 불가피하게 정부조직법 원안을 야당의 반대로 수정안을 낼 수 밖에 없는 통탄스런 상황이 왔다", "금융위 개편은 야당 반대로 할수 없는 상황됐음으로 기존대로 갈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법과 정부조직법 관련 법안 4개는 아직도 심각한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다"며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좀 더 논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민주당이) 일방통행식으로 강압적으로 통과시키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 저희들은 함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자당 의원총회에선 민주당의 '금융 개혁 철회' 입장을 두고 "자기들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금감위법을 통과시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니까 '야당을 배려했다'는 식으로 포장하면서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를 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라며 "근본적 문제 해결 안 돼 있는 상황이라 (수정안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늘 얘기했듯 (여당의 정부조직법은) 검찰청이 해체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눠지는 부분이 가장 심각한 문제", "이 순간에도 법은 통과시키는데 공소·중수청에 검사들이 어떻게 갈지 기준조차 없다"는 등 정부조직법 내 '검찰개혁' 관련 내용을 근본 문제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또한 이날 본회의에 오른 △민주유공자법 △공익신고자보호법 △통계법 등 4개 법안에 대한 신속 처리 안건 지정에 대해서도 모두 "상임위에서 여야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다만 4개 법안은 본회의 표결을 통해 모두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됐다. 신속 처리 안건에 대한 본회의 관례에 따라 필리버스터도 진행되지 않았다.

본회의에 오른 문신사법과 산불특별법에 대해서는 여야 사전 합의가 완료된 상태로, 해당 법안들은 정부조직법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기 직전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외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미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국회 결의안 △산불피해지원대책 특위 활동기간 연장의 건 △2025 국정감사 실시의 건 등 비법안 의제들도 별다른 이견 없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허영 원내수석부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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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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