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0일은 1년보다 더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며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반대 목소리를 아예 묵살하는 것을 개혁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송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연 간담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 경제와 외교·안보 위기 타개책을 마련해야 되는 중대한 시점인데,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로 인해 여야 간 대화와 협치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여야의 극한 대립에 대해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참담한 막말로도 모자라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에 대한 감정적인 보복 언사, 이 대통령에게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보복적 청문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국민을 위한 민생 토론의 장이 아니라 이 대통령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보복의 장'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아울러 이날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의 수사 기간과 수사 인원을 확대하는 특검법 개정안 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순방 기간 중에도 야당 말살을 위한 폭주는 멈출 줄 모른다"며 "대한민국 사법 체계의 형평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검찰 권력을 분리하고 해체하겠다고 하면서 특검에는 수사권과 기소권 등 온갖 권력을 몰아주는 반개혁적인 특검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송 원내대표는 "검찰에 대한 복수심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하다 보니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마구잡이로 검찰 해체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함께 논의하고 검토해 보자는 야당의 충정을 정부·여당은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한 무제한 반대토론, 즉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민주당은 기어이 25일 본회의를 개최해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졸속 처리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 이에 우리 당은 25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고자 한다"며 "이 시간 이후부터 해외 활동 및 일정은 전면 금지된다"고 공지했다.
송 원내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비쟁점 법안까지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높여도 잘 통하지 않고, 거대 여당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모든 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라는 의견이 당내에 많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에 "일방 통과보다 국회에서 조금 더 숙의 과정을 거쳐 원만하게 타결되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 "여의도 정치가 좀 정상화되도록 큰 집(민주당)에서 아량을 베풀고, 대인답게 행동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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