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동부 장관 청문회서 "북한이 주적인가" 색깔론 공세

김영훈 "대한민국 위태롭게 하는 세력이 주적"…국민의힘, 급기야 퇴장

국민의힘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시종일관 "북한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냐"는 식의 색깔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가 선뜻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이라고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문회 도중 집단퇴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에 대해 "80년대 전두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색깔론 프레임"이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동부 장관 오전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세력이 주적"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위험에 빠뜨린 세력은 누구인가",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적인가"라고 질의를 이어갔다. 김 후보자는 "제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지만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자께서 말씀하신 데 동의한다"며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이에 조 의원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군, 북한 정권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반대하나"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국방부 장관 말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 질의 뒤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노동부 장관으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 가치관, 대북관"이라며 "후보자가 명확한 입장을 청문회 자리에서 밝혀주시기를 바라고 그때까지 정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청문회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며 맞섰다. 김태선 의원은 "북한이 주적이라는 이야기는 헌법이나 법률에 적용된 것이 아니다. 정권별로 달랐다"며 국방부나 통일부가 아닌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게 "북한이 주적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강득구 의원도 "80년대 전두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색깔론 프레임으로 (후보자를) 몰아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시간을 주시더라도 제가 이 이상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주적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며 김형동 의원의 제안에 따라 회의장 밖으로 나갔고, 오전 청문회는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에는 청문회에 복귀했다. 김 후보자는 "북한은 군사적으로 적대적이지만 동시에 교류협력의 대상이라는 이중적 지론에 입각해 일관되게 통일을 담당해야 한다는 통일부 장관의 말씀과 또 한편 엄정한 대치 상태에서 국가 안보를 지켜야 되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분단 상황에서 통일을 지행해야 되는 특수관계에서 내릴 수밖에 없는 저의 결론"이라며 국무위원이 된다면 무엇보다 앞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고 우리 헌법이 규정한 평화통일이라는 헌법 정신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임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밖에도 2011년 김 후보자의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 신청, 2022년 민주노총이 주최한 8.15 전국노동자대회에 북한이 보낸 '반미' 연대사 등을 문제 삼으며 줄곧 대북관 검증에 집중했다.

김 전 위원장 조문 신청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노동계를 대표해 민간 교류에 앞장섰고 그런 차원에서 신청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연대사에 대해서는 "북한이 보내온 것에 저희가 다 동의할 이유는 없지 않나"라며 "그것은 북한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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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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