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은 끝 아닌 첫걸음" 세계 노동자의 날, 빗길 뚫고 거리로 모인 노동자들

[현장]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내란세력 감옥 가는 그 순간이 사회대개혁의 시작"

세계 노동절을 맞아 전국의 노동자들이 빗길을 뚫고 거리로 집결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내란 세력들이 감옥에 가는 그 순간이 사회 대개혁의 시작"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소리쳤다.

노동자들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주최한 '2025 세계노동절대회'에 모여 "우리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결의했다.

비가 내려 싸늘한 날씨에도 이들은 숭례문부터 대한문까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오후 3시경 주최 측 추산 3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 1만7000명)이 모인 이날 세계노동절대회는 광주, 전주, 춘천, 창원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거리에 모인 노동자들은 민중의 힘으로 이뤄낸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자축하면서도 사회개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민주노총은 노조탄압과 정리해고에 고공농성으로 맞서고 있는 노동자 김형수·고진수·박정혜·소현숙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을 파면시켰지만 아직 우리 동지들은 고공에서 거리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내란 세력들이 감옥으로 가는 그 순간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 대개혁의 시작"이라고 했다.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2025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들은 사회 대개혁을 이끌어갈 주체는 바로 노동자, 그중에서도 청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윤 전 대통령 파면에 핵심이 된 소수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각자 다른 정체성을 가진 노동자들은 이날 무대에 올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청년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안전하지 못한 노동환경과 불투명한 미래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광장 시민과 함께 연대해 윤석열의 파면을 이끈 것처럼, 여기 계신 노동자와 함께라면 청년들의 노동권과 기본권도 쟁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현재호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부분회장)

"장애인이란 이유로 여전히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비록 수많은 탄압이 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인권, 노동권 쟁취를 위해 함께 투쟁하겠습니다!"(오영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주노동자들도 대한민국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윤석열 파면시키고, 이제는 사회 대개혁의 전환점에 서있습니다. 우리도 한국사회에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권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라셰드 알 마문 이주노조 투쟁국장)

"임금 차별과 승진 차별. 채용 차별까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겪는 수많은 수난과 억압을 뿌리 뽑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습니다!"(김윤숙 서비스일반노조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 지회장)

"저는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입니다. 윤석열 파면 투쟁의 광장이었던 국회, 한남동, 남태령, 광화문에는 용기 내 성소수자의 인권 외친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낯설었던 서로지만 서로의 삶이 맞닿으면서 우리는 동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함께 무지갯빛으로 빛날, 다시 만날 세계를 그려냈습니다. 평등한 일터 사회를 위해 동지들! 투쟁합시다!"(김명흠 전교조 교사, 민주노총 성소수자조합원모임)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2025 세계노동절대회' 본대회 시작 전 여성 폭력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 40여 명이 '다이인'(죽은 듯 누워있는 시위) 시위를 펼쳤다. ⓒ젠더폭력 해결 페미니스트 연대

대회 곳곳에서는 노동권에서 나아가 시민들의 기본권 쟁취를 촉구하는 상징들이 자리 잡았다. 무대 뒤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가, 깃발을 든 노조원들이 모인 곳엔 세월호 참사를 기념하는 노란 리본 모양의 풍선이 있었다. 길거리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었다"며 여성 폭력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 40여 명이 '다이인'(죽은 듯 누워있는 시위) 시위를 펼쳤다.

다이인 시위에 참여한 30대 여성 김모 씨는 <프레시안>에 "바로 어제 저녁 말미에 경기도 하남의 마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흉기에 찔렸다는 보도를 봤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파면 이후 노동자들이 날마다 맞고 쫓겨나고 농성장 물건을 뺏기고 피 흘렸다"며 "올해 노동절은 우리가 뭘 시작했는지 확인하고, 파면은 그 '시작의 끝'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하고 결의하고 다짐하는 자리"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노동자들은 집회 뒤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5인 미만·초단기·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 '내란 청산·사회대개혁' 등을 외치며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기본권 보장과 사회 공공성 강화, 사회 대개혁 3대 영역 16개 과제를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했다.

▲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2025 세계노동절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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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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