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대통령이 물리력 동원해 법 집행을 거부, 참담"

"대한민국 근간인 법치주의와 국가 사법체계 정면 부정…세계가 지켜봐"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원 발부 체포영장 집행을 대통령경호처의 물리력을 동원해 막아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법치라는 헌법 가치가 부정되는 상황"이라며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국회의장 모두발언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 영장 발부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물리력을 동원해 적법한 법 집행을 거부하는 것은 더욱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일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경호처가 막아서고, 5시간의 대치 끝에 공수처가 철수했던 일을 두고 대통령의 책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우 의장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국가 사법체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공수처 체포영장 발부 등을 모두 '불법'이라 규정해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서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혼돈과 교착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계엄군이 총을 들고 국회로 들어온 사건이다. 절대로 사안의 본질이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 의견을 냈다.

그는 "(계엄 사태 수습은) 여야의 정치갈등, 진보·보수의 이념 갈등이 아니"라며 "헌법과 반헌법,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또 "한국이 민주주의와 헌법적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것이 국정안정이고, 대외신인도 회복"이라고도 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법절차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년도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