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설 임시공휴일 등 경제·민생 논의…尹 '체포 거부'엔 침묵

권영세 "정치 혼란이 경제로 옮겨붙지 않아야, 여당이 방화벽 되겠다"…권성동 "불법시위 엄정 대응"

정부·여당이 비상 경제 안정을 위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정치적 혼란이 경제·행정으로 옮겨 붙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제 드라이브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로 인한 계엄 국면의 연장선을 민생·경제 정책 강조로 돌파하려 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들은 '정치적 혼란'을 거듭 우려하면서도 그 혼란의 원인인 윤 대통령의 계엄 및 체포거부 사태에는 일제히 침묵했다. 오히려 "불법 시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경찰에 요구하는 등 한 달째 이루어지고 있는 대통령 퇴진 시위를 겨냥하기도 했다.

당정은 8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 경제 안정을 위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관련 대응상황 △금융시장 동향 및 대책 △설 연휴 기간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 등 경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엄중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여·야·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정협의체를 가동해 민생과 경제 안정, 그리고 대외신임도 관리에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적 혼란이 경제·행정으로 옮겨 붙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당이 방화벽이 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내란수괴 혐의에 대한 윤 대통력 측의 수사 및 체포 거부 사태인데, 이에 대해 옹호 일변도를 걷고 있는 여당이 '방화벽'을 자처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 또한 "지금 국가적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여당은 상황이 어렵다고 피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심기일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혼란'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또 혼란과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인 윤 대통령의 체포거부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히려 "경찰 역시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분위기를 잘 다잡아가면서 한 치의 치안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경찰관 폭행, 차로 점거 등 불법 시위가 빈번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해 지난 12.3 계엄사태로 부터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퇴진 시위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불법·폭력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에 입각해 엄정 대처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하며 "국방과 치안은 국가안정의 기본토대다. 흔들리는 땅 위에 건물을 세울 수 없듯이 안보와 치안이 흔들리면 국정도 민생경제도 바로 설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남태령 트랙터 시위', '민주노총 한강대교 시위' 등에서 시위자와 경찰 간 충돌이 일어난 상황을 두고 지속적으로 "불법폭력 시위"라는 입장을 보여온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법원·헌법재판소 등 수사·사법·헌법 기관의 탄핵, 수사, 영장발부 및 집행 등 공무집행 과정에 대해서는 오히려 불법·위법적인 과정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극우인사들이 주도하는 관저 앞 시위는 물론, 당장 자당 국회의원들까지 '체포영장 집행을 몸으로 막겠다'는 가운데, 여당 지도부가 "정치적 혼란"의 책임을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야권 및 시민사회로 전가한 셈이다.

한편 당정은 이날 오는 설 명절 연휴기간 동안의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오는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비롯해 △외환시장 안정화 △미국의 트럼프상호관세법 대비 무역위원회 확대·개편 △한미 협력 관계 공고화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권 비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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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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