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분으로 번진 '김건희 리스크'…친윤 "金 사과 안돼" vs 친한 "빨리 해결"

'만찬 갈등' 여진도 계속…"韓 독대요청이 문제" vs "독대 했으면 보도 나왔겠나"

국민의힘 내 친윤(親윤석열)계 인사들이 한동훈 대표 측 인사들이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문제에 대해 "사과할 단계가 아니"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거듭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독대를 하자고 언론에 공개를 하고 '왜 만나주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요청을) 반복하는 것에 문제가 좀 있다"고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27일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24일 당정 만찬 자리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다시 요청한 데 대해 "이미 만나자고 하는 것 자체가 그 약간의 불협화음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또 (요청을) 하는 것은 이제 그것이 단순히 만나자는 의미 이상의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며 "신뢰가 깨어진 상태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도 좀 조마조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단순히 '만나자고 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 '왜 안 만나주느냐' 이런 차원을 넘어서서 이것이 이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신뢰가 깨져서… (문제)"라며 "독대를 하자고 언론에 공개를 하고 '왜 만나주지 않느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독대 요청을) 반복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좀 있지 않을까"라고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을 부정평가했다.

앞서 지난 24일 당정 만찬에서 의료대란, 대통령 영부인 리스크 등 현안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독대를 다시 요청하자, 김 최고위원 등 친윤계 인사들은 '독대 요청 사실을 언론에 흘려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취지로 이를 비판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 독대 요청을 계속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신뢰가 자꾸 깨지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저희들 같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하고 답답해지는 상황이다. 이것이 이제 결국 여권 전체가 혼란에 빠지게 되는 그런 단초가 자꾸 마련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 대표 측을 겨냥했다.

친윤계 성일종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 "독대 요청을 하는데 좀 세련되게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며 "독대는 비밀이 필요한 것 아니겠나. 조용히 만나는 거다. 광고하듯이 해서는 곤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휘 의원 또한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독대요청을 두고 "순전히 독대가 일종의 정치적인 상징성을, 임팩트만 얻으려는 그런 어떤 거래의 형태로 자꾸 비춰지는 것 같다"고 부정 평가했다. 이 의원은 특히 당정 간의 현 상황이 "아무것도 여건이 성숙되지 않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라며 "그래서 이 독대에 대한 이야기를 함부로 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요. 또 함부로 추진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독대 자체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친윤계 측은 한 대표가 '독대가 성사될 시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언급했던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비호에 나섰다. 앞서 친한계 측은 김 전 대표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을 두고 '법적인 책임을 떠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국민에게 해명·사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압박을 이어 왔는데, 이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사과를 하면 그다음부터 이제 (야당의 공세가) 더 심하게 시작이 될 것"이라며 "특검 주장이 있고 이런 상황에서 사과를 하면 그다음에 이제 '처벌 받으라'는 2단계로 가기 때문에…(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상태는 전략적으로 판단했을 때 사과할 단계는 아니"라며 "사과한다고 (영부인 리스크가) 털릴 것 같으면 저라도 먼저 사과하라고 하겠다"라고도 했다.

성 의원 또한 "검찰 수사도 안 끝났고 발표도 안 됐는데 무슨 사과를 먼저 하나"라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아직 결론이 안 나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미리 예측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의원도 친한계 측의 김 전 대표 사과 요구에 대해 "민주당의 전략에 그대로 말려드는 그런 형태", "또 다른 당내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친한계 측에선 현안 논의 없이 끝난 지난 만찬을 기점으로 의정갈등, 김건희 리스크 등에 대한 정부와 대통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 당정 지지율 동반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현안과 관련 "사안에 대해서 대하는 관점 자체가 조금 용산과 당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독대가 이뤄져야 하며, 김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도 필요하다는 게 친한계의 입장이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걸 원한다"며 "대통령과 여사와 관련된 여러 이슈를 당이 방어하고 컨트롤하는 데 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빨리 두 분이 다시 만나서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 및 친윤계 측이 독대요청과 관련해 지적하는 '언론플레이' 의혹에 대해서도 "언론플레이라고 용산에서는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독대 보도가 왜 나왔을까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에 '독대하자, 그래서 이러이러한 논의를 하자' 이런 제안을 한 대표가 했는데 용산에서 '그렇게 합시다'라고 했다라면 과연 보도가 나왔을까"라고 각을 세웠다.

같은 날 정광재 대변인 또한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만찬과 관련 "언론에서도 이러려면 만찬을 왜 했느냐라는 평가가 나오는 걸 보면 성과가 그렇게 큰 만찬은 아니었다"라며 "정치적으로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만나서 좀 심도 있게 얘기를 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독대가 근시일 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특히 독대를 통해 처리돼야 할 현안에 대해선 "최근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고 있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며 "그러니까 조금 더 두 분이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여사 분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한다는 건 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영부인 리스크에 중점을 뒀다.

그는 최근 <뉴스토마토> 보도로 불거진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 파악이 지금은 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수긍할 만한 자료들이 나오고 그런 보도들이 나올 때는 대통령실에서도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료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해 사안에 대한 대통령실 측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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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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