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출금리 25bp 하락 시 서울 집값 상승률 0.83%p 추가 상승"

대출금리 1%p 내려가면 가계대출 증가율도 0.6%p 상승…집값 추가 불안 커

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출금리가 0.25%포인트(p) 떨어지면 서울의 집값 상승률이 0.8%p 이상 추가로 오르리라는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 대출금리가 1%p 하락하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0.6%p 더 커진다고도 한은은 밝혔다.

26일 한은은 '9월 금융안정 상황'에서 지난 2000년 1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주택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대출금리가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내려가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1년 후 0.43%p 더 오른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더 크게 치솟았다. 대출금리 25bp 인하 시 서울의 주태가격 상승률은 1년 후 0.83%p에 달해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만 집중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더 부추길 가능성이 큼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한은은 또 대출금리 하락 시 가계대출 증가를 부채질해 가계부채 위험도 키울 것으로 우려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이 금년 2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빠르게 늘어났다"며 "이 상황에서 금리 하락은 주택 매수심리 및 가격 상승 기대를 강화해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대출금리가 1%p 내려가면 1년 후 가계대출 증가율을 0.6%p가량 키운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고금리 상황에서 금리 인하보다 저금리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을 더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대출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이자부담이 줄어들면 신규 연체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전체 PF 사업장별 자료를 이용해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을 계산한 결과, 대출금리 하락 시 1년 후 전체 PF 사업장 이자부담이 0.8조 원 내외 줄어들고 PF 연체율은 약 1.2%p 하락할 것으로 보였다.

한은은 이처럼 금융여건 완화(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상반된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강조했다.

한은은 특히 지난 8.8 공급대책을 발표한 정부를 대상으로 "수요측 요인에 의한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거시건전성정책 운용이 요구된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 및 정부의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 신뢰가 유지되도록 정책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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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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