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거듭 윤 대통령 비판 "주변에 '일진회' 같은 인사 말끔 청산해야"

이종찬 광복회장이 거듭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20일 '내년 광복절 8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모두 한마음으로'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광복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정책에 대해서도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은 당초에는 전전(戰前)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우리나라를 강점, 수탈한 일본과 전후(前後)일본, 평화헌법을 준수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일본을 구분하자고 했다"며 "일본문제라면 민감한 광복회지만 이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최근 일어나는 일련의 정책은 광복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전전일본과 전후일본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전 일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세는 없어지고, 국민정서에 의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일본과의 친선우호만 강조하는 것 같다"며 "왜 그런 의구심이 드냐면 나라의 기본 정체성 확립에 가장 중요한 국민의 정통성, 정체성, 정신문화, 독립과 역사를 전담하는 기관 수장을 모두 '친일적' 인사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전 일본의 수탈을 항의하는 우리 국민을 '반일종족'이라 비하하는 사람을 한국학 중심연구기관장으로 기용했다. '일제강점이 우리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이라 주장하는 단체의 수장을 독립기념관 이사로 못 박았다"며 "학문의 자유라면 좋지만 국민의 세금을 쓰는 기관이나 단체의 장은 안 된다. 광복회는 이런 인사를 무리하게 기용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1948년 이승만을 앞세워 '건국절' 제정을 획책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년 2025년은 을사늑약 체결 120주년, 광복 80주년, 광복회 창립 60주년,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되는 해"라며 "광복회는 진심으로 한일 간에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선진적인 나라관계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자면 먼저 대통령 주변에 옛날 일진회 같은 인사들을 말끔히 청산하고 존경받는 인사들이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한일관계에서 우리나라가 도덕적 우위를 갖고 전범 일본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다. 그래야 우리 광복회도 대일항쟁 정신을 대일우호 정신으로 바꿔 새 세상 만드는데 앞장 설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신임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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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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