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한민국과 튀르키예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핵발전·방산·문화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지막 방문지인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분야별 실질적인 협력의 진전을 점검하고 이행하기 위해 2015년에 마지막으로 개최된 '경제공동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님과 저는 수교 이래 돈독한 발전을 이루어 온 우리 두 나라의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분야별 협력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방위산업에 대해 "양국은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교류 등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타이 전차는 한국의 '흑표 전차'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튀르키예 전차다.
핵발전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신규 원전(핵발전소)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시노프 지역에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한국이 협상국으로 언급되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밖에도 바이오, 인프라, 신재생 에너지,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양국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님과 튀르키예 정부의 우리 대북 정책에 대한 일관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도 중동 정세에 있어 평화 증진을 위한 대통령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 방안을 아우르는 '대한민국과 튀르키예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고 밝히며 "오늘 논의된 제반 사항을 추진할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튀르키예는 참전용사 예우, 핵발전 협력, 도로 인프라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3건을 체결했다.
이 중 핵발전 협력 MOU는 한-튀르키예 간 핵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이행을 위해 공동 워킹그룹 구성 등을 골자로 한다.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제2핵발전소 사업에서 한국이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한국전 참전용사 및 유가족을 사회·경제적으로 예우하고 참전용사 단체 및 후손 간 교류를 증진하는 내용을 담은 '보훈 협력에 관한 MOU'도 이날 함께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한국전쟁 참전 75주년이자 저의 대통령 취임 첫해인 올해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방문하게 돼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로 인프라 분야에 관한 협력' MOU도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그간 '차낙칼레 대교'와 '유라시아 해저터널 건설'에 있어 양국 간 모범적인 인프라 협력을 평가하고,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도로사업 협력 MOU'를 통해 대한민국과 튀르키예의 인프라 분야 협력이 더욱 공고화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튀르키예에 도착해, 튀르키예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묘소 참배로 현지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과 103분에 걸쳐 정상회담을 마쳤다. 25일에는 한국전 참전기념탑 헌화와 현지 동포, 지상사 오찬 간담회에 나선 후 7박 10일 간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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