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좀비 기업' 비중, 역대 최대

10곳 중 4곳 이상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아

한국 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이었다. 한국의 좀비 기업 비중은 역대 최고치로 올라갔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은 모두 악화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속보치를 보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2000여 곳의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219.5%였다.

이는 1년 전 443.7%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금융비용은 커진 결과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으로 번 수익으로 기업이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즉 번 돈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 '좀비 기업' 비중은 2022년 34.6%에서 지난해 40.1%로 쑥 올라갔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8%에 그쳐 2022년의 5.3%에서 급락했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2022년 6.3%에서 지난해는 절반 수준인 3.2%로 떨어졌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5.4%에서 3.6%로, 중소기업은 4.8%에서 4.4%로 각각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1%에서 4.4%로 떨어졌다. 제조업의 세전순이익률이 2022년 6.3%에서 지난해 5.2%로 낮아졌다.

이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79.9%에서 지난해 80.6%로 올라간 데다, 판매관리비 비중은 같은 기간 14.8%에서 15.6%로 올라간 결과로 풀이된다.

성장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외감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0%에 그쳤다. 전년 16.9%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즉 한국 외감 기업 매출은 지난해 역성장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이 2022년 16.4%에서 지난해 -2.7%로 악화했다. 특히 석유정제‧코크스(-14.1%), 전자‧영상‧통신장비(-15.9%) 부문 성장률이 좋지 않았다.

비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17.5%에서 -1.2%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부문 증가율이 13.8%에서 -3.1%로 나빠졌다.

총자산증가율도 2022년 7.8%에서 지난해 5.4%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하락했다. 2022년 105.0%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102.6%로 소폭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8.8%로 전년과 동일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속보치를 보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2000여 곳의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219.5%였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즉 번 돈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 '좀비 기업' 비중은 2022년 34.6%에서 지난해 40.1%로 쑥 올라갔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사진은 증권사가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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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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