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채비, 국민의힘 여야 회동 불응

이재명 "법대로 신속하게" vs 추경호 "이제 국민 눈치도 안보나"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여야의 힘겨루기로 22대 국회 원구성이 진통을 겪고 있다. 국회법에 따른 속도전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원내대표 회동 불참으로 맞불을 놓아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에서 "(원 구성에 대해) 타협을 시도하고 조정을 해보되 타협이나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합의가 될 때까지 미룰 게 아니라 헌법과 국회법 그리고 국민의 뜻에 따라서 다수결 원리로 원구성을 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국민의 뜻이고 그리고 기준으로는 헌법과 국회법"이라며 "법대로 신속하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협상에 불응할 경우 다수 의석의 힘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까지 상임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그는 "상임위원이 선임돼야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고 국회가 일할 수 있다"며 "만약 질질 끌거나 제출을 거부할 시 이후 벌어지는 일의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명단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10일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 중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 등 3개 쟁점 상임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임안을 단독 처리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전으로 제안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 의사를 밝히고 상임위 명단 제출도 거부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우 의장이 원내대표 회동을 한다면 결론적으로 저희는 응하기 어렵다"며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의 중립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5일 우 의장이 일방적으로 '상임위 구성안을 오늘(7일)까지 제출하라'고 말했다"며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늘 회동 제안이 있더라도 저희는 응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는 소수 여당을 존중하면서 협치를 이뤄내 달라고 하는 의장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우 국회의장이 쟁점 상임위에 대한 양보 없이 상임위원장 단독 처리를 불사하는 민주당을 만류하지 않을 경우, 거대야당의 횡포에 대한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선 "의장이 국회를 계속 민주당만을 대변하면서 운영할 건지, 아니면 국민의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협치를 이뤄내는 의장으로 기록되고자 하는지, 전적으로 우 의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4년 전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18개 상임위를 독식할 때도 47일이 걸렸다. 180석을 갖고 대폭주를 했던 그 4년 전조차도 최소한 국민 눈치를 보느라 47일이나 협상에 공들이는 척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런데 지금 171석의 민주당은 그런 눈치도 안 보겠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원구성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여야 원내대표 회동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추 원내대표는 "월요일에 의총을 통해서 앞으로 원내 양당 간에 원 구성 협상과 관련된 의장과의 회동 문제를 포함한 대응 방안에 대해 총의를 모으겠다"며 "이를 기초로 해서 그다음에 회동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원 구성 여야 협상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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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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