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동운, 12세 의붓딸 추행한 양부 변호…"母가 재산분할 위해 조작"

박용진 "천인공노할 피해 입은 아이에게 선 넘은 변론…공수처장 후보 사퇴해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과거 12세 아동을 강제추행한 의붓아버지를 변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 재판에서, 오 후보자를 포함한 피고인 변호인 측은 "피해자와 피해자 어머니가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피해 사실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 후보자는 이 사건 외에도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범을 변호했던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지난 2021년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사건의 피고인 측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항소이유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의 진술은 불명확하고 일관성이 없어 믿을 수 없는 바, 이 사건은 피해자의 어머니 피고인과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조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1심 변호인들은 제기하지 않은, 오 후보자를 비롯한 항소심 변호인들이 새롭게 주장한 내용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붓아버지로, 피해자의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12세인 피해자를 재워준다는 핑계로 누운 상태에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등의 강제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는 이같은 범행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형이 무겁다며 오 후보자를 포함한 변호사를 새로 선임한 뒤 항소를 제기했다. 오 후보자 등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자와 피해자 어머니가 진술의 선후관계를 엇갈리게 말한 점, 피해자가 피해 상황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관찰자 시점에서 말한 점 등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1심 때와 마찬가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혼소송은 피고인이 먼저 시작한 점 등이 비춰보면, 별다른 객관적 근거나 정황도 없이 피해자의 어머니가 피고인과 이혼할 것을 마음먹고 부당하게 많은 재산을 가져가기 위해 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의심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대해선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붓아버지로서 피해자를 건전하게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만 12세에 불과하였던 피해자를 여러 차례 강제로 추행했는 바, 그 죄책이 무거운 점, 피해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심리치료를 받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천인공노할 피해를 입은 아이에게, 아무리 변호인이라지만 '엄마의 이혼 소송 때문에 피해를 조작했다'는 변론은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아빠 찬스 의혹 등) 고위공직자 비위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인 변호 윤리 또한 없었던 것 아닌가. 후보자에서 사퇴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지난 4월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마한 조수진 변호사의 과거 성추행 사건 변론 및 홍보 행위 등을 비판하며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나아간 경우, 이러한 행위는 이른바 '성실한 변론 수행'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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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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