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대전협 전공의 대표 자격 인정…의협 "노동부 대국민 사기극" 확인

임현택 당선자 "향후 대정부 소송 나설 것…책임 물어야"

국제노동기구(ILO)가 전공의 단체는 개입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 당선인은 이를 "고용노동부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향후 소송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29일 서울 의협회관에서 당선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28일) 밤 ILO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 법률대리인에게 보낸 서한 전문을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ILO에 전공의 근무지 이탈 관련 정부의 행정명령을 노동권 침해로 규정하고 ILO에 개입을 요청했다.

이에 노동부는 당시 "대전협은 노사단체가 아니어서 ILO의 개입 대상이 아니"라며 ILO가 해당 사안을 자체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전협은 ILO에 '대전협이 전공의를 대표하는 유일한 단체'라는 입장을 다시 보냈다. ILO가 이를 받아들여 정부와 대전협에 각각 서한을 보냈다. 즉, ILO가 최초 입장과 달리 '대전협은 ILO의 개입을 요청할 자격이 있다'는 새 입장을 정부와 대전협 측에 알렸다.

이번 서한에서 ILO는 코린 바르 국제노동기준처장 명의로 "한국 정부에 개입"하였으며 이번 사태는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른 의료개혁으로 인한 분쟁"으로 평가되는 만큼 "(양자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이는 당초 노동부 입장인 '상황 종결'과 전혀 다른 만큼, 해당 과정에서 노동부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알렸다는 게 임 당선인의 지적이다. 즉, 정부가 대전협의 두 번째 문의 이후 변동된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임 당선인은 "노동부가 ILO 서한 전문을 국민에게 공개하기는커녕 일부 내용을 편집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28일 "이번 (대전협의) 재요청에 대해 (대전협이) 전공의 직업적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라는 대전협 측 주장을 감안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도 박민수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가 ILO의) 서한을 받은 것을 저희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부본부장은 "이 부분(정부가 사직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상황)은 ILO 제29호의 강제노동협약과 관련된 우리 정부 조치에 대한 판단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ILO 답신은 정부가 강제노동 금지 협약을 위배했다는 지적이 아니라 "(대전협이) 전공의 직업적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라는 대전협 측 주장을 감안해 요청인 적격을 인정한 것" 뿐이라고 박 부본부장은 말했다.

그러나 앞서서는 아예 ILO의 개입 대상조차 되지 않은 사안이 일단 ILO의 판단 대상에 포함된 만큼, 상황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박 부본부장은 이에 "향후 (ILO로부터) 정부에 질문이 있을 것"이라며 "성실한 자세로 ILO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당선인은 그러나 ILO의 개입이 이뤄진 만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위법한 조치라는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상식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이번 일을 해석했다.

이에 의협 차원에서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임 당선인은 밝혔다.

임 당선인은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고용노동부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책임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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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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