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3권' 유린한 계획적 범죄"에 고작 벌금형?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법 위반 사건 재판부 "노동조합은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존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파괴 사건이 벌금형에 그치자 노조 단체가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4일 논평을 내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오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및 태가비엠 주식회사(이하 '태가비엠') 관계자 9명의 노조 파괴행위에 대하여 각 유죄를 선고했다"며 "2년 11개월 걸친 오랜 심리 끝에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너무 낮은 구형을 한 검찰과, 결국 각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법원 판결은 원청과 하청업체 관리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청소노동자들 및 노동조합의 노동3권을 유린하고 파괴했던 피고인들의 계획적인 범죄행위를 분명하게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도 "9년에 걸친 피고인들의 계속된 혐의 부인과 거듭된 노조 파괴 공작으로 인해, 140명에 이르던 노조원들은 현재 4명만이 남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법원 판결은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관련해 "노조 간부들의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나와 뻔뻔하게 자신들은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모해 위증한 피고인 최 모, 이 모 씨의 형사 책임, 실질적인 사용자로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의 결과를 온전히 누리면서 하청업체 뒤에 숨어서 노조파괴 공작을 해댔던 원청 세브란스병원에 대한 민사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더불어 "소위 "품질 관리"라는 이름으로 민주노총 파괴를 주된 업으로 삼았던 태가비엠이 더 이상 대학 및 병원 사업장에서 범죄행위를 이용해 용역을 따낼 수 없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변순애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장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1월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세브란스병원의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은 이날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 권 모 씨와 용역업체 태가비엠의 이 모 부사장에게 각각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태가비엠 법인에는 벌금 800만원, 세브란스병원 사무국 관계자 2명과 태가비엠 이사 2명, 태가비엠 측 전 현장소장과 미화반장에게도 각각 200만∼4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조직된 노동조합은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존재이고 사용자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노동조합 조직·운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볼 때 피고인들의 사건 행위는 충분히 비난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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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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