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정부, 부산엑스포 119 : 29 처참한 실패에 국민 분노"

"정보력 부재와 외교력 한계 드러내…국가역량 다시 진단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대정부 비판 입장으로 선회했다. 민주당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 당일이었던 전날까지는 '국민과 부산시민에게 위로를 보낸다'며 비판적 대응을 자제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와 이에 따른 여론 향방을 지켜본 후 정부 비판 쪽으로 입장을 재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0일 박성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119대 29라는 처참한 성적표에, 윤석열 정부의 엑스포 외교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분노가 분출하고 있다"며 "이번 엑스포 유치 참패는 윤석열 정부의 초라하고 무능한 외교력과 정보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국민은 최종 프레젠테이션 등 조악한 수준의 홍보를 보며 '예견된 실패'라고 입을 모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외교 무능을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뻔뻔하게 지난 정부 책임론을 꺼내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은 더 이상 남 탓하지 말고 국정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며 "그 시작은 실패한 엑스포 외교의 원인을 철저히 파헤쳐 국민께 이실직고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원내지도부 회의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원인을 세밀하고 철저하게 규명하고, 이후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책임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정부·여당에서도 이미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신 만큼, 대통령이 참으로 오랜만에 이례적으로 사과하실 만큼 국민을 실망시킨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이 뭔지 분석을 면밀히 하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정보력 부재와 외교력 한계를 드러낸 것인 만큼, 단지 유치 실패라는 사안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 역량을 진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원내지도부 회의 공개발언에서도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부산엑스포 유치가 실패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너무나 가볍게 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결선투표 전략을 전 정부가 짰느냐"고 지적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윤 대통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후에 '느꼈던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했는데 예측은 정확한 증거에 입각해 해야지 느낌으로 하느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특히 "사우디 오일머니 탓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사우디보다 부자 나라"라며 "오히려 이번에 한국이 국가담론과 사회비전을 보여주는 데에서 실패하지 않았느냐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까지 "부산시민 여러분과 많은 국민 여러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과 광역 교통망 확충 같은 남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계속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재명 대표)라며 비판적 대응은 자제했다. 다만 최고위 회의에서 "우리나라 외교 역사에서 이렇게 큰 표 차이가 나는 경우는 없었다. 이 결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언급(박성준 대변인, 전날 최고위 결과 브리핑)이 나온 정도였다.

민주당의 기류 변화와 관련, 윤 원내대변인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던 국민들의 상심이 크기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동안 애써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으로부터 전 정부 탓을 하는 등 정쟁 유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야권에서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원로·중진들로부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지적이 나왔고, 부산 지역구인 전재수 의원으로부터는 "대한민국 위상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안 해도 60~70표는 받아야 하는데 (윤 대통령이) 오히려 표를 까먹고 다닌 거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부산엑스포 유치 대패에 유인태 "이런 정부 믿고 어떻게 사나")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지만 기업, 정부, 부산시, 국민이 원팀이 된 감동은 국제사회에 널리 전달됐을 것"(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부산지역 여당 중진 이헌승 의원은 간담회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이 안타깝게도 '오일 머니'에 막혀 아쉽게 막을 내렸다"며 "민관정, 재계가 원팀이 돼 코리아 세일즈에 일조하고자 힘썼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 왼쪽은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오른쪽 끝이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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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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