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정민영 해촉 재가…방심위 '여권 우위' 구도로

해외순방 중 원격으로 결재…방심위원장 호선 영향력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야권 추천 인사인 정민영 위원에 대한 해촉안을 재가했다.

이날 국민권익위원회가 정 위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 확인됐다며 소속기관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자,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현지에서 곧바로 인사혁신처가 상신한 해촉안을 재가한 것이다.

앞서 보수 성향 공정언론 국민연대는 지난달 29일 정 위원이 MBC 관련 소송을 대리한 것이 이해충돌방지 규정 위반이라며 국민권익위에 고발했다. 변호사인 정 위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 등 MBC 보도 관련 소송에서 MBC 측을 대리했다.

정 위원의 해촉으로 현재 여권 추천과 야권 추천 위원이 '4대 4' 구도인 방심위는 '4대 3' 여권 구도로 바뀌었다.

재적 위원 7명 중 여권 위원들만 참석해도 과반을 채워 방심위 회의를 열 수 있게 된다. 여권 위원들은 이날 곧바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정연주 전 위원장 후임으로 류희림 위원을 위원장으로 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의 보도 내용을 심의해 제재할 수 있는 방심위가 여권 우위 구도로 뒤바뀌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불리한 보도가 제한되거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해충돌 방지 규정 위반을 확인한 국민권익위 판단과 관련, 정 위원은 입장문에서 "변론을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고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방심위 사무처나 다른 위원들로부터 어떠한 문제 제기도 없었다"며 "지금에 와서 새삼 나를 해촉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송·통신 심의위원회 야권 위원인 정민영·김유진 위원의 이해충돌 사안 확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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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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