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시가행진에 79억 투입한 윤석열, 군 간부 위한 예산은 다수 항목 삭감

한기호 "이렇게 하고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국방부 개선 추진 의지 있나" 지적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79억 원을 사용한 윤석열 정부가 군 초급간부들의 복리후생 예산의 여러 항목을 삭감한 예산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당 의원들로부터 직업군인들의 처우에 이렇게 소홀해서야 전투력이 유지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국방부에서 실시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방부가 간부 복무여건개선 추진하겠다고 보고하겠다고 해서 16개 항목 보고 받았다"며 "시간외 수당만 6469억 원에서 604억이 증가했고 나머지 항목은 예산이 줄든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 수당 7억 원, 수상함 승조원 함정 근무수당 1억 원, 간부훈련급식비 9억 원, 단기복무장려수당 130억 원이 전년 대비 삭감됐다. 또 초급간부 자산형성 지원, 특전사 위험근무수당, 잠수함 승조원수당, 잠수함 승조원 장려수당, 주택수당, 당직근무비, 이사화물비, 주거환경개선비, 단기복무장려금, 학군생활지원금은 전년 대비해 변동이 없었다.

한 의원은 육아휴직 사용도 문제 삼았다. 그는 "국방부 육아휴직 사용 평균 시간은 13.3개월이다. 그런데 육군은 6개월, 공군은 8.3개월, 해군은 7.5개월 해병대는 6.7개월"이라며 "정부 공무원은 (육아휴직으로) 결원이 생길 때 다 채웠다. 국방부는 군인들을 위해 뭐했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국방부 공무원들은 13개월 씩 육아휴직 가면서 군인들은 6~7개월 밖에 못 갔는데 마음의, 양심의 가책 받지 않나? 이렇게 하고 있으면서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해준다고 하고 있다"라며 국방부를 나무랐다.

한 의원은 "오늘 업무보고 중에 병사들 생활관을 2-4인실로 개선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한다. 3개동은 22년에 착수했고 67개동은 올해 착수한다고 한다. 간부 숙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개선 착수한 것 있나? 없지 않나?"라며 "이러면서 초급 간부들이 근무할 의욕이 생기고 군대 생활 하는데 열의를 갖길 바라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병사들은 월 205만원 주고 공무원들은 육아휴직 다 찾아 먹는데 간부들한테는 뭘 챙겨줬나. 그러고도 전투력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나"라며 "국방부 장, 차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각성해야 한다. 이러고 무슨 전투력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나"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의 유용원 의원 역시 국방부 예산안이 기획재정부 예산 조정 과정에서 상당부분 삭감됐다면서 "(예산에서) 자를 것이 없어서 소대장 지휘활동비를 자르나. 벼룩의 간을 빼먹지"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저희들이 미처 정부안에 반영을 못해서 뒤늦게 반영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군 간부 인력 이탈 문제도 제기됐다. 육군 부사관의 경우 지난 2023년 임관한 인원보다 전역한 인원이 많은 인력 역전 현상이 이미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군 간부들의 희망전역이 2019년에 비해 2배가 늘었다. 최근 5년 간 군내 인명사고의 90% 이상이 자살이었고 군인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군 사기와 자녀 교육 문제가 연관이 있다는 응답이 87%, 정부가 자녀 교육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85%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며 군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시가행진 중 세종대왕상 앞 관람 무대 앞을 지나는 기계화부대 장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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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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