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6% 성장했지만…'불황형 흑자' 기조 강화

내수 악화에도 수출 호조가 성장률 이끌어

올 2분기 한국 경제가 0.6% 성장했다. 1분기에 비해 성장률이 개선됐다. 순수출이 증가했으나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달성한 불황형 흑자가 심화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를 보면,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6% 성장했다.

올 1분기(0.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0.3%)하던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별 성장세를 보면,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5%(전기대비) 성장했고 제조업은 2.8% 성장했다.

운수업이 11.8%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1분기 -3.9% 역성장한 결과 나타난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도소매 및 숙박음식접엄 GDP는 -3.7% 역성장해 전분기(-0.9%)보다 침체가 더 심화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 성장률은 -6.0%에 그쳐 역시 전분기(-3.2%)에 비해 침체 수준이 더 깊어졌다.

건설업 GDP 성장률은 -3.4%에 그쳤다. 작년 2분기(-1.4%) 이후 1년 만에 처음 관측된 마이너스 성장세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다시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건설업 성장세도 개선됐으나 올 2분기 들어 다시 역성장했다.

GDP 성장률(0.6%)에 대한 2분기 주체별 기여도를 보면 민간 기여도는 1.1%였으나 정부 기여도는 -0.5%였다. 민간 기여도는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정부 기여도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각각 나타냈다. 윤석열 정부의 재정 지출 줄이기 기조가 반영됐다.

코로나19 시기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성장률을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정부의 기여도는 총 8분기에 걸쳐 민간 기여도보다 높았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나타난 현상이다.

2분기 성장률을 이끈 건 수출이었다. 내수 기여도는 -0.6%를 기록해 작년 1분기(-1.3%) 이후 처음으로 기여도가 줄어들었다. 내수 악화에도 불구하고 순수출 기여도가 1.3%를 기록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 기여도는 -0.9%, 수입 기여도가 -2.1%를 기록해 수입이 수출보다 더 위축됐다.

이는 2분기 수출 성장률 -1.8%, 수입 -4.2%를 기록해 나타난 불황형 흑자 구조에서도 드러났다. 한은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늘었으나 원유, 천연가스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이 수입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수준(0.0%)에 그쳤다. 실질 GDI는 실질 GDP에서 환율이나 수출입 단가 영향에 따라 발생한 무역손익을 더해 산출한 금액이다. 즉 교역조건 변화를 고려한 국내 최종생산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GDI 부진은 곧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올 하반기에 큰 폭의 경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우리라고 전망한 바 있다. 수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이유다.

지난 21일 한은은 BOK 이슈노트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대중 수출의 경우 중국 봉쇄조치 이후인 2022년 4~12월 대비 2023년 1~4월중 수출 감소의 65%가 중국 자체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적 요인"이고 "35%는 중국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한 경쟁력 요인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예상 이상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한국 제품의 중국 시장 내 경쟁력 약화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6% 성장했다. 2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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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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