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결국 150엔선 돌파…더 오를 수도

엔화 폭락세 멈출 실마리 없어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150엔을 넘었다.

20일 오후 4시 50분경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을 넘었다.

이날 새벽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49.91엔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이 아시아 금융시장에 전해지면서 장은 이날 중 150엔선을 저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쏟았다.

도쿄 외환시장이 개장한 후 오전만 하더라도 환율 방어는 견조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오후 들면서 일일본의 상반기 무역적자 규모가 11조75억 엔(약 105조2041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외환시장에 전해지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일본은행이 밀어붙인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 현상이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과 맞물려 일본 무역수지에 치명타를 안겼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이 나온 후 엔/달러 환율은 결국 150엔 선을 넘어섰다. 금융이 실물을 흔드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실물경제 침체 여파가 금융을 내리누르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엔화 가치 폭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는 지금의 정책을 멈출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강경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위를 향하고 있다"며 "물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4.5~4.7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다. 결국 지금보다 최소 1.5%포인트 인상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본은행이 현재로서는 금융완화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정책목표를 달성할 경우 미일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는 엔화 폭락을 더 부추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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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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