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라며 '조기 전대론', '관리형 비대위론'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9일 연금개혁 관련 토론회를 주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기대되는 역할에 대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상처난 당을 화합시키고 사람들 뜻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어서 "두 번째로는 제대로 선출된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전대를 준비하는 것이 비대위원장의 역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견들을 수렴해서 전대를 차질없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기자들로부터 '전대 시기는 2~3개월 내 조기에 하는 것이 맞느냐, 내년 초까지 미루는 것이 맞느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어떤 분은 9월, 어떤 분은 11월, 아니면 (내년) 1월. 제가 어제 여러 분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3개 정도의 길이 있더라"고 했다. 그는 "그건 전적으로 공론화 과정에서 결론이 나온다고 본다. 개개 정치인이 '몇 월에 하는게 좋다'고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전대 시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았지만, 안 의원이 전날 사람들을 만나 전대 시기 등에 대해 의견 수렴을 했다고 스스로 밝힌 부분은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묻자 "합당 이후에도 이전에도 일관성 있게 주장하고 믿었던 것이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해서 실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된다',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대중정당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라며 "만약 그런 일을 하는 데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비대위가 출범하면 대표직을 잃게 되는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지금은 이 대표에 대해서 중립적인 인사들까지도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씀하시지 않느냐"라며 "이제는 멈춰야 할 때다. 본인을 위해서 또 당을 위해서도"라고 충고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이번에 의혹들을 잘 해결하고 좀더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지금 계속 여러가지 소송 등을 강행하다보면 옆에 있던 분들까지도 떨어져나갈 우려도 있지 않나"라고 했다.
반면 이른바 '윤핵관'에 대한 비판 의견에 대해서는 "윤핵관이란 용어 자체가 이준석 대표가 만든 말"이라며 "당 내부를 서로 분열시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어 저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논의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그 말이 계속 쓰이는 것이 당 내부에서 구성원들이 결속하는 데 굉장히 차질을 빚을 우려들이 많다"며 "앞으로는 그런 말들을 안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초등학교 입학연령 만 5세 하향 조정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해서는 "개혁을 이루는 과정의 순서를 제대로 밟지 않고 먼저 정책적 부분을 내세우다 보니 지엽적 부분에 서로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게 먼저 부딪힌 것"이라며 "그게 굉장히 아쉽다"고 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 5세 하향조정은 안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로서 주장했던 내용이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5세 입학이 좋으냐 나쁘냐, 이거는 굉장히 지엽적 부분"이라며 "국민적 공론화와 공감대 얻는 일을 했어야 한다", "학제를 개편하면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내부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5세 하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추진 방법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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