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391개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또 "우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 유엔 등 관련 정부와 기구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국 정부 역시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적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들은 "평화가 길이다", "전쟁에 반대한다", "푸틴은 전쟁을 중지하라",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라"라는 구호를 러시아어로 외쳤다.
10여 명의 우크라이나인도 함께였다. 이들은 "STAND WITH UKRINE(우크라이나와 함께 해달라)", "Stop war(전쟁을 멈춰라)", "RUSSIA STOP(러시아는 멈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는 교민 김평원 씨는 "벌써 352명의 민간인이 숨졌는데도 러시아는 침공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이런 잔악무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전 세계 시민들이 연대해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즉각 이 악마적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의 길을 택하라"고 호소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주권을 무시하고 무력을 동원하기 시작하면 다음 단계는 너무나 어려워진다. 군사행동은 대화의 의지를 꺾고, 적대 관계를 만들고, 결국 또 다른 군사행동과 군비증강을 부른다"며 "미사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황 팀장은 "전쟁은 모든 인류에게 패배감을 안겨주는 행위다. 러시아 정부는 대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너무 큰 절망감을 주고 있다"며 "그래도 방법은 대화뿐이다. 각국은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군사적 긴장을 낮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 성명을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침공 이후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35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부상자는 1684명이며 그 중 어린이는 116명이다.
한편,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 통신>은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협상은 월요일(28일) 오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무장 해제와 현 정권 퇴출을 목표로 삼고 있어 이 협상으로 국면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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