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윤석열'의 거칠어진 입…박근혜엔 "한번 찾아뵙고 싶다"

이틀째 '앵그리 윤'…"공수처, 미친 사람들", "선대위 쇄신? 없다!"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틀째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주장했다. 지지율 위기 국면,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의 문제를 '정권교체의 유일한 대안', '강한 야당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함으로써 돌파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윤 후보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이 회복되면 한 번 찾아뵙고 싶다"고 말해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박근혜, 건강 회복되면 한 번 찾아뵙고 싶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경북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일단은 (박 전 대통령이) 지금 식사도 제대로 못 하신다고 들었는데, 정치적 현안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게 된다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그런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이지 저도 뵙고야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회복되는 것을 좀 기다려 보겠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할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건 뵙게 될 때 상황을 봐서 제가 드릴 말씀을 드리겠다"고만 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아주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고, 좀더 일찍 나오셨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우리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빨리 석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세도 많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박 세력인 우리공화당 등이 자신을 겨냥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리공화당이 뭘 하든지 저는 관심이 없다. 신경 안 쓴다"며 "박 전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단체들도 저의 당선을 바라는 지지선언을 해주셨다. 우리공화당은 저 분들에게 좀 배척당하는 단체라고 들었다"고 했다.

"선대위 쇄신? 없다. 선거 포기하란 악의적 주장"…"안철수와 소통할 계획"

전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한껏 날을 세운 윤 후보는 당내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론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준석 당 대표와 갈등 국면 아니냐고 하자 "제 입장에서 보면 갈등이랄 것도 없다"며 "당 대표는 대표 역할을 하고 후보는 후보 역할을 잘 수행하면 될 문제이고,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어간에서 이 대표에 대한 불쾌감이 묻어났다.

특히 '선대위 쇄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없습니다. 선대위 쇄신 계획 없고요"라고 즉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절대 우리 당 선대위가 크지 않다. 단촐한 조직이라 봐야 하고, 개편이나 이런 것은 없다. 그건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선거 두 달 남겨놓고 선대위를 쇄신하라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대단히 악의적인 공세라고 봐야 한다"고 강하게 받아쳤다. 매머드 선대위 쇄신론 등은 이 대표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내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안 후보도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대선 출마를 하셨는데 단일화 얘기를 하는것이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라고 답을 피하면서도 "다만 저나 안 후보나 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은 마찬가지로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큰 차원에서 한 번 소통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0일 오전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부터 '앵그리 윤석열'…"미친 사람들 아니냐", "국민 짜증", "투쟁해야"

정부·여당과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이틀째 최고 강도의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기자간담회 및 대구시당 선대위 출범식 행사 연설에서 "(공수처가) 저, 제 처, 제 처 친구들,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공수처장,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날자 <한겨레>가 과거 윤 후보가 검찰에서 일할 당시 270만여 건의 통신자료 조회를 신청해 놓고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서는 "그 기사 제목을 봤다만 그건 완전 물타기 기사"라며 "그 언론이 그야말로 민주당 기관지임을 자인하는 기사"라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아침에 보니까 국민의힘 의원들 100여 명이 참여한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방)까지 털었더라. 이건 미친 짓"이라며 "이건 전부 선거 개입이라 봐야 한다. 단순한 사찰의 문제가 아니고, 선거를 앞둔 즈음에 이런 식으로 했다는 건 불법 선거 개입이고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대구 시민과 의료진의 힘으로 힘겹게 이룩한 성과를 K-방역이라는 정치 치적으로 홍보한다. 참으로 뻔뻔하다"거나 "우리가 정신 차려서 힘을 모아 정권교체을 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20년, 50년 계속 해먹는다고 했으니 아마 우리 당도 뿌리를 뽑아버릴 것"이라고 비난하며 "민주당 사람들 잘 하는 것 있지 않느냐. 이제 우리도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리가 뭉치면 무도한 정권을 교체할 수 있고, 흩어지면 정권이 연장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과 이에 따른 우리공화당 등 보수진영 내부의 움직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을 많이 짜증나게 한다", "표를 얻으려고 던지는 어음 정치, 이 정권에서 결제되는 것 봤나? 부도 어음이다", "(대장동 사건) 중범죄로 얻은 돈을 대통령 만드는 데 안 쓰겠나?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라며 원색적 비난과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민주당에도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정당은 뭐하는 정당이냐. 정상적 정당 맞느냐? 완전히 망가졌다"공세를 펴며 "우리가 정권교체를 하면 민주당도 이상한 사람들은 좀 사라지고 그중에서 그래도 나름 생각이 좀 제대로 된 분들이 의회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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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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