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4일 뒤로 다가온 WTO 각료회의에서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약회사가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고소득 국가 위주로 백신을 공급해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6%에 지나지 않는 상황은 그 자체로 옳지 않고, 국제적인 코로나 종식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아래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6일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 백신 개발기업인 화이자, 바이오엔텍, 모더나 제약 3사는 매초 1000달러(약 120만 원), 매일 9350만 달러(약 1100억 원)의 이윤을 챙기고 있다"며 이들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전체 생산물량 중 0.2~1%의 백신만 저소득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와 같은 백신공급의 결과 "대다수 고소득 국가 국민은 이미 상당수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부스터샷 접종율도 평균 8%에 이르지만, 저소득 국가 국민 중 백신을 단 한 차례라도 접종한 인구는 6%도 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불의하게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어 "한국 정부는 수차례 국제사회에 코로나 백신은 공공재이며 공평한 백신 공급이 팬데믹을 종식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 주장해왔다"며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지지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 코로나19 의료제품의 지적재산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하자는 제안에 적극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WTO 각료회의는 오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원래는 2년마다 개최됐지만 코로나 여파로 지난 2019년 회의가 연기돼 이번에는 4년 만에 열리게 됐다.
이 회의에는 WTO 회원국 통상장관이 참석한다.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다.
앞서 지난 16일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대해 "우리 쪽은 지식재산권은 원칙적으로 존중돼야 하나, 예외적인 상황인 만큼 WTO 논의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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