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 모시기' 추진...홍준표 지지하던 '2030 이탈 방지' 관건

"경선은 캠프 중심, 대선은 당 중심으로"…'2030에 약점' 지적엔 "보완하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에 대해 첫 공식적 언급을 내놨다. 윤 후보는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당 소속 의원 전원을 포괄하는 이른바 '매머드 선대위'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윤 후보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선거는 정당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대표, 원내대표, 의원들, 또 당 사무처 관계자, 우리 당에서 과거 비대위원장을 하셨던 분, 원로·고문들의 고견을 들어서 당과 함께 선거대책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하셨던 분'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띄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이준석 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한 이후에는 "이 대표와 상시 논의를 해가면서 조직도 만들고 선거운동도 해나갈 생각", "조직 구성 형태나 어떤 분을 영입하고 모실 건지 정해진 게 없다"고만 했었으나, 두 사람은 회동 당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이어 "그래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지를 모아서 기구를 출범시키겠다"며 "신속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캠프 안팎에서는 선대위 출범 시기를 오는 20일 전후로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방침에 대해서는 상당히 큰 규모가 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선거라고 하는 것이 특정 캠프의 선거가 돼 버리면 집권 후에도 유사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 경선은 캠프 중심으로 하더라도 대선은 우리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해 외연을 확장하고,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그런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에 이어 의원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여러분께서 한분도 빠짐 없이 다 선대위에 참여해 주시고, 적극적 선거운동을 통해 당 역량이 강화되고, 집권 이후에도 국정 운영이 당 중심으로 돼 의회주의가 발현되야 의회 중심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한 분 한 분 빠짐없이 함께 대장정을 시작하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집권을 하더라도 국정 운영도 그런 방식으로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소수가 주도하는 식의 선거는 안 할 것"아라고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으로 선대위에 합류할 경우 기존의 경선 캠프 인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편이 점쳐진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전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 (캠프) 멤버들에다가 더 진영도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 분들도 영입하고, 우리 당 전체가 하나가 돼 큰 선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었다.

윤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 발언에서 '큰 조직'이라는 방향성을 설정한 이유를 길게 설명했다. 그는 "집권 후의 국정운영 방식을 저는 선거운동에서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광흥창팀' 등 소수정예 체제의 대선 운동이라는게 결국 집권 후에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르고, 이것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통령을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되(게 한)다. 대통령이 권력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에 충실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선거운동 자체부터 당이 나서야 한다"며 "오히려 저는 (의원) 여러분이 결정한 사항을 후보로서 잘 실행하겠다"고 했다. "선거운동이라는 게, 공약을 보여드리는게 있고, 메시지를 국민께 보내드리고 일정을 하는 것도 있지만, 저는 국민의힘이 대선 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국민께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집권시 국정운영 방침에 대해서도 "행정부는 의회에서 만든 법을 집행하는 과정을 오랜 세월 하니 전문가가 될 수는 있지만, 임명직 공무원은 선거를 늘 치르는 정당과 달리 국민의 바람, 사회의 변화에 대해 감이 떨어진다"면서 "그렇기에 관료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해서는 국민께 결코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이 사실상 선대위 불참을 선언하는 등 당내 화합이 과제로 대두된 상황과 관련, 기자들에게 "주말에 (경선 후보들을) 한번 제가 뵈려고 시도했는데 아직 휴식하고 계신 거 같더라. 제가 너무 빠른 시간 내에 뵙자고 반복해서 말씀드리는 건 오히려 누가 될 거 같아서 일단 몇 차례 연락을 취해보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대위 조직 구도를 어떻게 만들 건지, 인선을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많은 당의 원로·중진·관계자들과 협의하는 채널로서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발령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2030세대 청년 당원들 일부가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제가 2030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았으면 경선 때도 잘 했을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아마 여러 좋은 방법을 생각해서 제가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들을 잘 알려주실 것이다. 거기에 따라서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당은 정치개혁을 위해 당에 참여한 젊은 세대 중 경선 결과에 아쉬움을 가진 당원들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당 개혁과 2030 정치지형 확대를 위해 다시 뛸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우선 후보의 모교인 서울대 대학생위원회 지부 설립 등 후보가 직접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번 주말(11.13~14)쯤부터 후보가 수도권·지방을 넘나들며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준비를 추진하겠다"면서 "지난 몇 개월 간 해왔던 세대·지역 확장이 빛바래지 않도록 이 모든과정은 매우 조심스럽고 진정성 있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윤 후보에게 당부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 후보 측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2030 세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경선이 끝난 이후 당 안팎의 일부 인사들이 2030세대에 대한 조롱으로 보일 수 있는 언행을 하고 있다"며 "그들에 대해 '역선택'이라고 조롱하는 순간 돌아오는 것은 역풍밖에 없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 대표는 "취약 지역이었던 호남 유권자 하나를 얻는데 드는 노력이 10이라면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주 작은 실수로도 충분하다"며 "마찬가지로 보선 이후 우리에게 매우 강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 2030의 지지를 얻기 위한 피땀어린 노력을 절대 가벼운 언행과 실수로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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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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