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정년을 9일 남겨놓고, 그의 복직을 촉구하는 청와대 앞 단식이 시작됐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2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정부의 반노동자 정책, 반노조 정책의 희생자인 김 위원의 복직은 당연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지난 14일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기획단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의 복직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기획단은 "한진중공업의 주채권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사측'에 다름없다"며 "정부는 김 위원의 정년 내 복직 약속을 투명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정홍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등 5명은 청와대 앞에 앉아 단식을 시작했다. 사정상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과 서영섭 꼰벤뚜알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도 단식에 합류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향후 영남대병원 해고자였던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의 청와대 앞 1000배, 희망버스 2차 집중행동 등 김 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은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1986년 경찰에 끌려가 고문당한 뒤 회사로부터 해고됐다. 정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 6월,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에 자신의 복직을 촉구하며 투쟁을 시작했다.
김 위원의 복직 투쟁이 시작된 뒤인 지난 9월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2009년에 이어 두번째로 한진중공업에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했다. 이어 10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김 위원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1월에는 김 위원이 병원에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8년 8월 진단받았던 유방암이 재발한 탓이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김 위원의 바람은 한진중공업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 단 하루, 단 한 끼라도 공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고 정년퇴직하는 것이었다"며 "그의 작지만 소중한 바람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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