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작업 중 추락사한 화물기사 고 심장선 씨 유족이 원청인 한국남동발전의 책임을 하청업체로 미루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날인 1일, 심 씨의 장례식장을 찾은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심 씨 사고의 책임이 하청업체에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유족과 생전 고인이 소속됐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정의당은 2일 심 씨의 장례식장이 있는 경기도 시흥시 센트럴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한국남동발전이 심 씨에게 상차작업을 시킨 증거를 제시했다.
심 씨는 지난달 28일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석탄회를 화물차에 싣는 작업을 하다 3.5m 높이의 화물차 적재함 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심 씨는 한국남동발전이 석탄회 처리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인 고려FA에 소속된 차주의 화물차를 운전하는 노동자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준선 공공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심 씨 추락사의 원인이 된 상차 업무를 지시한 것은 원청업체인 남동발전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작성한 '회정제 설비 운전 지침서'에는 석탄회 적재 장치의 분출구를 화물차 적재함 문에 맞추는 것은 화물기사의 업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영흥화력본부가 화물기사에게 보낸 '반출 차량 공지사항'에도 △ 화물차 상부에 올라가 석탄재가 넘치는지 만차시까지 위에서 지켜볼 것 △ 화물기사 실수로 석탄재가 탱크를 넘치는 경우 차량이 대져 있던 계근대(차량의 중량을 재는 곳) 주변을 청소할 것 등이 적혀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남동발전은 매우 꼼꼼하게 화물차 운전 노동자가 상차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며 "남동발전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씨의 아들 A씨도 남동발전에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A씨는 "어제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장례식장에 찾아왔는데 한 시간 동안 책임을 하청 고려FA에 넘기면서 그쪽에 책임을 물어줄테니 그 회사에 따지라고 말씀했다"며 "아버지는 발전소에서 일하다 돌아가셨는데 왜 발전소가 아닌 하청업체와 얘기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심 씨의 유족은 장례식장을 차리고 심 씨의 발인을 사망사고 진상규명이 완료되는 시점까지로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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