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복직 투쟁 '소금꽃' 김진숙, 암 재발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 6월 부당해고 철회 및 복직 요구 투쟁 시작했지만 답 없는 한진중공업

<소금꽃나무>의 저자이자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희망버스'의 주역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암이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암 세포 전이 검사를 받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금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사무국장은 1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암이 재발했다"며 "조만간 수술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암 세포 전이 정도에 대해서는 "어제(18일) 결과가 나왔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추가 검사를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해서 검사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지도위원의 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은 지난 18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린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에 김 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된 자리였지만 김 위원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김 위원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인 변주현 씨에게 쓴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는 정혜금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사무국장이 대신 읽었다.

김 위원은 "민주노조를 함께 꿈꿨던 동지가 국가권력에 살해되고, 크레인에서 죽어 내려오는 나라에선 살아있는 게 오히려 미안하고 내내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그러나 주현씨, 주현씨는 그렇게 살지마"라고 적었다.

김 위원은 "투쟁도 좋지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따뜻한 데서 자고, 영화도 보고, 좋은 음악도 들으면서 살아.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도 하고. 아파서 중요한 투쟁 앞에 할 일을 못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주현 씨는 건강하게 싸워라"라며 "서진 투쟁에 함께 연대하지 못해서 미안해. 같은 꿈을 꾸는 동지야, 꼭 복직하길 바래."라고 썼다.

김 위원은 이어 복직 투쟁을 함께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심진호 집행부와 함께 복직 투쟁을 하게 된 건 저의 큰 복입니다"라고 전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향해서도 함께 싸워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동지들과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금속노동자로 당당하게 뵙길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은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1986년 경찰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회사로부터 해고됐다. 2009년 11월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민주화보상심의위)'는 김 씨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인정했다.

복권 결정이 있은 직후인 2009년 12월과 자신의 정년을 코앞에 둔 2020년 9월, 김 위원은 민주화보상심의위에 복직 희망서를 제출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두 번 모두 한진중공업에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했다.

김 위원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은 2018년 8월이었다. 본인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김 위원의 암 투병 소식은 2019년 5월경에야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투병 중이던 2019년 12월, 김 위원은 70m 높이 영남대의료원 건물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며 복직을 요구했던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부산에서 대구까지 100km를 걷기도 했다.

김 위원은 정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 6월,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에 자신의 복직을 촉구하는 마지막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경쟁입찰을 발표한 뒤 회사가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감축 움직임이 나타난 뒤이기도 했다.

김 위원의 복직 투쟁은 이후 5개월째 이어졌지만 한진중공업은 아직 김 위원의 복직 요구에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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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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