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지도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과 추미애 법무장관 의혹 논란사태 대응 등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3일 오후,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은 이날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급 협의도 예정하고 있다.
4차 추경과 관련, 정부·여당은 오는 18일까지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마친다는 복안을 갖고 있지만, 야당은 추경 내용 가운데 '통신비 2만 원' 지원 부분은 삭감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수 야권을 대표하는 국민의힘은 통신비 2만 원 지원안에 대해 "제정신이냐"(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많은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쓸 돈이면 독감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예방접종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와 있다"며 "예결특위 심사에서 이것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었다.
진보 야당인 정의당도 지난 10일 "맥락도 없이 끼어들어간 통신비 2만 원 지원 계획은 황당하기조차 하다"며 "재고를 강력히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반대 또는 수정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찍이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승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적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2일에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다른 제안을 들고 나왔다.
김 경남지사는 "통신비 2만 원 지급 추경예산으로 무료 와이파이(Wi-Fi) 망 확대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국민에게 통신비가 적잖이 부담이 되고 있으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 사업 취지일 것이나, 야당에서 이렇게 반대하고 국민 일부 비판적 여론이 있다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대안도 함께 검토해 보면 어떨까 싶다"고 주장했다.
즉 통신비 2만 원 지급에 소요되는 예산 9000억 여 원을 다른 곳에 돌려 쓰자는 제안인 셈이다. 앞서 야당에서 나온 '그럴 돈 있으면 독감 백신 무료접종하자'(국민의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보태자'(정의당)는 주장들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정부·여당은 조속한 추경안 통과와, 이를 발판으로 코로나19 맞춤형 지원금을 '추석 전 지급'한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갈 길이 급한 만큼, 여야에 광범위하게 포진한 반대층을 일일이 설득하기보다는 '2만 원' 안을 거둬들이거나 다른 수정 제안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장관 관련 논란도 여당 지도부 간담회 및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추 장관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 유감 표명을 했지만, 야당은 "우리가 묻는 것은 법의 문제다", "고위공직자에게는 더 엄한 잣대가 필요하다"(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라고 공세를 지속할 뜻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당장 주말이 끝나자마자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고, 추 장관은 14일 정치 분야와 17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문에 답변자로 출석해야 한다. 15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질문에는 추 장관 본인은 출석하지 않지만, 추 장관 관련 의혹의 내용이 아들 군 복무 중 휴가 관련 특혜 의혹인 만큼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또 16일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18일에는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이들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내달 7일부터는 국정감사가 열린다.
사실상 다음달 말까지 야당이 마음껏 공세를 제기할 수 있는 장이 열리는 만큼, 여권으로서는 대응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앞서 정세균 총리는 지난 10일 JTBC 방송 인터뷰에서 "국무위원 자녀 문제로 심려를 끼쳐 민망하다"며 "검찰이 수사를 빨리 종결하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라면서도 "정치적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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