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의 저자로 유명한 제레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기후변화가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현안"이라며 코로나19를 전 세계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같은 인식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4일 서울시가 주최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서밋 2020'의 일환으로 진행된 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담에서 박 시장의 "서울시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이번 대담은 현장 관중 없이 유튜브로 중계됐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참혹한 시기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환경 문제가 더 심각한 현안"이라며 "기후변화는 코로나19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영구적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기후변화는 질병 확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열대성 기후에만 있던 병이 기후 변화로 온대에 퍼지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일부 열대 질환은 이미 미국에 상륙했고, 한국에도 말라리아, 댕기열 같은 열대성 질환이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조류독감 등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증가도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며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4월 펴낸 '코로나19 대응 종합보고서'에 이와 같은 내용을 담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기후변화는 이밖에도 대기의 질, 농업, 가뭄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며 "그 영향은 전세계적"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에는 지구적 해법과 국가 간 협력 필요, 기후변화도 마찬가지"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는 특정 국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전 세계적 문제'라며, 인류가 코로나19에 대처하며 얻을 교훈이 기후변화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인류가 처음으로 '전 세계적 문제'에 맞닥뜨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제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항공편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한 나라가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 나라에 코로나19가 남아있다면 어떤 나라도 안전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가 한 배에 탔다는 사실을 인식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지구적(Global)인 문제에는 지구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미중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국가 간 경쟁보다는 지구적인 해법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기후변화 역시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한 나라가 아니라 모든 나라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코로나19를 통해 기후변화도 지구적인 해법과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 세계가 깨닫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대담에서 박 시장은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고용보험 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이후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을 어떻게 보는지를 묻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불평등은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 하는 걸 두 배로 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리학, 문화인류학, 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문명사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다룬 <총, 균, 쇠>, <대변동> 등의 저서로 유명한 학자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대 의과대에서 생리학·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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