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홍준표 겨냥 "이대로 가면 보수 궤멸"

"남북-북미 정상회담 상황, 한국당은 '무조건 반대'로 비쳐"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우택 의원(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이 홍준표 지도부에 정면 비판을 내놨다. "이대로 가면 6.13 지방선거는 '보수 궤멸'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요지다.

정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방선거가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한국당 지도부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지난 1년여 동안 정치 보복에만 집착하면서 나라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끊임없이 국민을 편가르며, 경제 기반까지 무너뜨리는 참담하고도 오만하기 그지없는 실정을 계속해 오고 있지만 지금의 한국당은 안타깝게도 그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당은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과 정국 오판으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특히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과 앞으로의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를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는 외교안보적 급변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당 지도부가 설득력 있는 논리와 대안 제시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식으로 비쳐짐으로써 국민의 염원에 부응한 당의 미래지향적 좌표설정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선거에 대한 도움은커녕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도 기피하는 것은 극도로 악화된 민심의 반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는 4.27과 5.26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홍준표 대표가 "한국과 북한, 중국 등 3자가 연대해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상"(28일 성균관대 특강)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국당 지도부가 보이고 있는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이대로 가면 6.13 지방선거는 저들이 그토록 공언해온 '보수 궤멸'이 현실로 나타나 중앙과 지방정권 모두에 대한 견제와 비판세력은 극도로 위축되고,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보수이념은 정치적 존립자체가 어려운 미증유의 사태에 빠질 것"이라며 "중앙권력과 함께 지방권력까지 편향된 이념 세력에게 송두리째 넘겨줌으로써 정권에 대한 건강한 견제는 물론 보수 재건의 기반마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수많은 당원 및 지지자들과 공유하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 의원은 홍준표 지도부를 비판하기는 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계속해 오고 있"다거나 현 집권세력을 '이념 편향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홍 대표와 뚜렷이 차별화되지 않는 정치적 견해를 노정했다. 현 한국당 지도부가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한반도 정세 현안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논리와 대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홍 대표는 앞서 여러 차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곳 이상 승리'라 지방선거 승패 기준을 제시하며 "6곳을 이겨 현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홍 대표의 '6곳 수성' 장담이 현실화될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로는 정우택 의원 외에 김무성·심재철·나경원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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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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