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해임'이 아니라 '사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만약 문제가 될 경우 김기식 원장의 '자진 사퇴' 형식을 고려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이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시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과 해임 요구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국민의 판단에 따라야 하겠지만, 위법한지, 당시 관행이었는지에 대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청와대는 전날 김기식 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의 위법성 여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판단에 맡겼는데, 이 결과를 일단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기회에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다.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을 것이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 늘 고민이다"라고 적었다. 김기식 원장이 금융감독원을 개혁할 적임자라서 보수 야당의 저항이 따른 것 아니냐는 뜻으로 읽힌다.
이 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작성해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게 전달했다. 김 대변인은 "원문 그대로 전달해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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