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급기야 "전당대회 취소"

당헌 개정 무리수…박지원 "아프리카 독재국가 수준"

국민의당이 2.4 전당대회를 취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당대회 대신 전대 수임기구인 당 중앙위원회와 전당원투표를 병행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통합 반대파는 "아프리카 독재국가 수준"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안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 당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 측이 불법적 방법을 이용해 전당대회를 방해하고 있다"며 "(반대파가) 대표당원 명부 확정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대 취소 이유를 밝혔다.

안 대표는 "당비대납 건이 확인된 것만 해도 엄중한 것이고, (민주평화당) 발기인대회를 비롯해 바로 내일부터 5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거기에 2중 당적자를 포함해 여러 문제 되는 분들을 저희가 도저히 구분하고 걸러낼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 "그렇다면 몇천 명 수준의 대표당원 의사를 묻는 게 아니라, 28만 당원의 의사를 묻는 전당원투표에 그것(통합)을 물어보겠다는 취지"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 정당사상 처음으로 전당원투표에 의해 통합이 결정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당대회 취소와 전당원투표 실시에도 예정된 '통합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했다. 그는 "2월 4일에 중앙위를 개최하고, 전당원투표(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온 것을 다시 중앙위를 열어 추인하게 된다"며 "예상되기로는 2월 11일 일요일에 두 번째로 중앙위가 열릴 것이고, 그러면 2월 13일에 예정대로 통합 전당대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편 자신이 '2월 13일 통합 성사 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내 중재파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모두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설득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만 답했다. (☞관련 기사 : 안철수 '진퇴양난'…중재파 "불쾌하다")

신용현 수석대변인과 장환진 전준위 대변인 등 국민의당 당직자들에 따르면, 오는 4일 개최될 예정인 중앙위의 안건은 크게 2가지로 첫째, 당헌 개정의 건과 둘째, 전당원투표 실시 의결의 건이다.

당헌 개정은 "당의 해산과 합당을 전당대회뿐 아니라 그 수임기구인 중앙위에서 전당원투표 결과를 추인함으로써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신 대변인은 설명했다. 즉 당 해산과 합당은 전당대회 고유 권한으로 중앙위 등 하위 기구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한 현행 당헌 13조 2항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국민의당, 통합전대 코앞 "심각한 문제" 발생...왜?)

전당원투표는 작년 연말에 실시한 '안 대표 재신임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최소 투표율 규정을 두지 않고 참여한 당원 과반의 찬성을 유일 요건으로 했다고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전당원투표는 K-보팅과 ARS 투표를 병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법원은 반통합파 측이 제기한 전당대회 관련 당헌당규 개정 무효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으나, 정작 국민의당이 전대 개최를 취소하면서 법원 결정은 무의미하게 됐다.

안 대표가 전당대회를 우회해 통합을 시도하는 데 대해 통합반대파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 전당대회 취소라니 역시 안철수쇼는 가히 아프리카 독재국가 수준"이라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X판 정당정치가 가능한 당은 안철수 사당 국민의당 뿐"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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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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