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김장겸 자진출두 "총파업 위한 음모"

MBC 노조 총파업 첫날 기습적으로 사옥 방문..."방송 중단 안 돼"

체포영장을 발부되자 모습을 감춘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노동청에 자진출석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들이 4일 오전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김 사장이 5일 오전 10시에 출석하기로 약속하면서 물러났다.

김 사장은 4일 오전 MBC를 통해 “체포영장 집행은 물론 고용노동부의 무리하고 강압적인 출석 요구도 법 절차의 하나라는 의견도 있음에 따라 일단 내일 고용노동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그간 노동청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사장 측은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된 서부지방노동청의 소명 요구에 대해 그동안 서면 진술과 자료제출로 충분히 답변했음에도 고용노동부의 강압적인 출석 요구는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훼손하는 것으로 보고 거부해왔다”며 “또한 사업주 개인이 아닌 법인 대표자로서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전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에는 응할 방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억지 강압 출석을 요구하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것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틀 짜기 일환으로 총파업에 들어간 언론노조 MBC 본부를 지원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MBC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부당노동행위에 혐의점을 두고 김 사장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사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일 법원은 김 사장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고용노동부가 혐의를 두고 있는 부분은 센터 설립 및 전보, 모성보호의무 위반, 최저임금제 위반, 근로계약서 미교부, 일부 퇴직금 부족 지급 등이다.

한편, 지난 1일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자취를 감췄던 김장겸 사장은 이날 MBC 사옥으로 기습 출근, 파업 미참가자들을 독려했다. 한 마디로 자기 발로는 MBC를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MBC 홍보국은 김장겸 사장이 이날 오전 6시께 임원들과 함께 TV 주조정실, 라디오 주조정실, 보도국 뉴스센터 등 핵심 방송 시설 운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이 어떠한 경우라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면서 "비상 근무자 여러분들의 노고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BC 파업이 장기화되면 김 사장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칼을 빼들 준비 중이다.

방통위는 현재 KBS·MBC 제작거부 사태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상황 파악 단계지만 문제 발생시 ‘시정명령’ 등 제재를 내릴 수도 있다. 또한, 11월 방송사 재허가 심사 때는 MBC를 포함한 방송사의 보도·제작의 중립성과 자율성, 인력운용 항목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 등 현 경영진 퇴진과 공정방송을 촉구하며 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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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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