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7일 △시·도의회 비례대표 비율 4%포인트(p) 상향 △중대선거구제 시범 지역 16곳 확대 등을 오는 6.3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제 개편 사항으로 합의했다. 조국혁신당 등 정치개혁을 요구해온 범진보 4당은 '다원주의 확대'라는 정치개혁 목표와 어긋난다며 "정치개혁이 아닌 기득권 야합"이라고 맹비판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윤건영 정개특위 간사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서일준 정개특위 간사는 이날 오전부터 이어진 협의 끝에 오후 5시께 이같이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 사항으로는, 우선 현행 100분의 10(10%)인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 정수 비율을 100분의 14(14%)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비례대표 비율이 4%p 오르는 것으로, 양당 정개특위 간사인 윤 의원과 서 의원은 "현행 83명에서 27~29명이 더 확대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해당 상향 비율에 대해선 "원래 민주당은 30%로의 확대를 얘기했고 야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면서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입장이 14%로 좁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맞춰 현재 광주시 국회의원 지역구 중 동구·남구, 북갑, 북을, 광산을 선거구 4곳에는 시·도의회 의원 선거 최초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
윤 의원은 "광주에 4석의 중대선거구제 TO가 늘어난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 지자체사에 있어서 대단히 큰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치구 및 시·군의회 의원 선거에 대한 중대선거구제 시범 지역은 지난 2022년 선거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11곳에 16곳을 추가로 지정하여 총 27곳 선거구로 확대해 실시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지역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청권·영남권 등 전국 지역구에 골고루 나눠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도당 하부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당협위원회 또는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1개소를 둘 수 있도록 한다.
서 의원은 "비례대표와 선거구 획정이라는 두 가지 트랙으로 (논의를) 했는데 선거구 획정이 어려웠다"며 "비례대표 부분도 양당 간 간극이 있어서 접점을 찾느라 다소 늦어졌다"고 이날 협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야4당에서 요구해온 '2인 선거구제 폐지'와 관련해선 "현실적으로 인구구조, 생활권 등을 맞추기 어려워서 조금씩 줄여가는 게 보통이다"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 또한 "논의는 있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여야 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시범 지역을 확대하자는 걸로 의견 모았다"고 했다.
양당은 이날 합의 이후 정개특위 법안1소위와 2소위 및 전체회의를 순서대로 열어 해당 합의안을 처리하고, 이어서 이날 밤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비례대표 30% 실현 △2인 선거구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그간 국회 천막 농성을 진행해 온 야 4당은 양당 합의문 발표 직후인 오후 5시 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합의 사안에 대해 "돈 정치 지구당 부활", "기득권 야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은 끝내 정치 개혁 대신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밀실 야합을 선택했다"며, 특히 민주당을 겨냥 "민주당은 결국 광장, 시민, 개혁정당과의 합의보다 내란 본당인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우선했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도 "선심 쓰듯 선거구 몇 개, 의석 몇 개를 고친다고 거대 양당 중심의 승자 독식 선거 제도가 바뀌겠나"라며 "이제까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 것은 정치개혁이 아닌 기득권 야합에 불과하다"고 양당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합의 사안은 개혁진보4당이 수차례 요구한 중대선거구제 전면 전환과 광역의원 비례대표 30% 확대에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헌법재판소가 나서서 '봉쇄 조항은 위헌'이라고 밝혔는데, 정개특위는 지방 선거 봉쇄 조항 폐지조차 결단하지 않았다"고 이번 합의의 문제점을 짚었다.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내 유일한 비교섭 단체 위원이었지만, 양당의 논의 부진에 반발해 직을 사퇴한 정춘생 혁신당 최고위원도 "(정개특위) 논의 과정은 개혁진보4당이 배제된 채 양당의 '2+2 회동'을 통해 깜깜이로 진행됐고, 정개특위는 그 회의결과를 사후 추인하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정 최고위원은 "정개특위는 양당 기득권 철옹성만 높이 쌓아올리는 정치개악 특위가 되고 말았다"며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 빛의 광장 정신을 함께 이루고자 했던 개혁진보4당의 손을 뿌리치고 내란을 옹호한 반헌법 반민주세력인 국민의힘과 손 잡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의 이번 정치개혁 합의를 두고는 원외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녹색당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정개특위가 전국 득표율 5% 이상을 넘지 못하는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서 제외되는 이른바 '5% 봉쇄조항'에 대한 폐지를 결단하지 않은 것을 두고 "우리 정치의 변화를 가로막는 '개악'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최근 헌법재판소는 소수정당의 의회 진입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비례대표 3% 봉쇄조항'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다. 그에 따라 '지방선거 5% 봉쇄조항 타파'는 이번 개혁의 핵심 과제였다"며 "헌법조차 무시하는 기득권 양당의 담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비례대표 비율 확대가 14% 수준에서 그친 데 대해서도 "광역비례 의원 비율을 현행 10%에서 30%이상 늘려야 한다는 시민사회·정당들의 일치된 요구가 있었다"며 "(양당 합의 내용은) 이를 외면한 채 13~14%라는 미미한 수준의 증설에 머무르고 있다", "지역구에서 '내 의석 지키기'에 급급한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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