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법안 통과…푸틴 보복 예고

푸틴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국제법적으로 완전한 불법"

미국 상원이 북한과 러시아, 이란에 대한 제재 패키지 법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복 대응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상원은 찬성 98표, 반대 2표로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의원과 공화당의 랜드 폴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로써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뒀다. 해당 법안이 지난 25일 하원을 통과했을 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사건에 관한 새로운 제재가 추가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재의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위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은 열흘 안에 법안의 서명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법안에는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봉쇄,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선박과 유엔 대북 제재를 거부하는 국가 선박의 운항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 및 도박 사이트 차단 등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이 담겨 있다. 러시아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석유 기업의 미국 및 유럽 내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를 겨냥한 제재가 담겼다.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와 가스를 건드리자, 푸틴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27일 핀란드를 방문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국제법적으로 완전한 불법이라며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지만 우리에 대한 야비한 행동을 끝없이 참을 수는 없다"며 보복 대응을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이번 제재 법안에 러시아와 유럽 간 경제문제를 거론한 것과 관련 "동맹국들(유럽연합, EU)의 희생을 통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지정학적 우위를 이용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국가들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그 국가가 자국의 국가 이익을 수호하려는 의지에 달렸다"면서 EU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역시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EU에도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면서 "제재로 인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EU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EU와 미국 간에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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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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