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 배우자 계좌로 소득 빼돌렸다"… '배드파더' 김동성, 양육비 미지급으로 실형 불복

일용직 임금 배우자 계좌로 입금…항소장 제출하면서 양육비는 지급 않아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동성 씨가 양육비 미지급으로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즉각 항소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재산 은닉 의혹을 적극 부인했으나, 실제로는 일용직을 통해 얻은 소득을 현 배우자 계좌로 빼돌려 온 정황이 포착됐다.

16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전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이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한 것은 물론 두 자녀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재판부의 주문도 외면했다. 실형이 선고된 10일부터 16일까지 두 자녀에게 양육비를 일절 지급하지 않았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도 김 씨는 양육비 지급 계획을 제출하라는 재판부 요구를 거부한 채 반성문만 제출했다.

동시에 김 씨는 <프레시안> 보도를 통해 제기된 재산 은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12일 <프레시안>은 김 씨가 생계 곤란을 호소하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동안 지인들에게 높은 소득을 자랑하며 현재 양육 중인 자녀의 해외 유학을 보내 왔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단독] '배드파더' 김동성 측근의 폭로 "월 600 이상 벌며 자녀 해외유학까지 보냈다")

김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올리며 "만약 제가 재산을 은닉했다면 상대 측에서 그에 관한 최소한의 단서라도 제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런 주장이나 근거가 나온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제가 일용직으로 일하며 받은 모든 월급 명세서와 소득 내역은 이미 수사관에게 전부 제출했다"라며 "숨긴 소득도, 숨긴 재산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성 씨의 현 배우자 인민정 씨가 측근 A 씨에게 김 씨의 일자리 및 일당을 청구하는 대화 내용ⓒA 씨 제공
▲김동성 씨의 일당이 그의 현 배우자 인민정 씨의 계좌로 입금된 내역ⓒA 씨 제공

김 씨 주장과 달리, 그가 일용직을 통해 얻은 임금을 현 배우자의 계좌에 입금하는 식으로 소득을 숨긴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된다.

김 씨와 10여 년간 막역한 사이로 지낸 측근 A 씨를 통해 확인한 문자메시지 기록을 보면, 김 씨의 현 배우자 인민정 씨는 A 씨에게 근무 일자를 조율하거나 "사장님 진짜 저희 직원(김 씨) 잘 해주셔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가 근무를 마친 뒤에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보내며 일당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A 씨는 김 씨가 202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4년에 걸쳐 김 씨에게 비정기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인 씨 계좌에 일당을 입금했다. 이는 김 씨와 인 씨의 교제 및 혼인 기간, 전 배우자 사이의 두 자녀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시기와 겹친다.

김 씨가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쇼트트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문자 내역도 확인된다. 해당 시기 김 씨는 A 씨에게 자신이 건설현장 소득과 주말 쇼트트랙 레슨을 합쳐 월 6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벌고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A 씨는 <프레시안>에 "당시 김 씨가 자신의 소득이 잡히면 안 되기 때문에 인 씨의 계좌에 입금해 달라고 요청해 그에 따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김 씨가 자신의 계좌에 소득이 들어오면 압류당하거나 양육비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인 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옮기는 식으로 소득과 재산을 장기간 숨겨 왔다고 증언했다.

<프레시안>은 전화와 문자를 통해 김 씨에게 인 씨 계좌로 일당을 받은 정황과 재산 은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 씨는 전화는 받지 않았으며 문자 메시지는 확인했으나 답장하지 않았다.

▲김동성 씨가 A 씨에게 보낸 메시지ⓒA 씨 제공

앞서 수원지법 형사14단독 강영선 판사는 지난 10일 전 배우자 오모 씨와 두 자녀에게 수년 동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진 김 씨 선고 공판에서 징역 6월형을 선고했다. 김 씨가 밝힌 양육비 미지급액은 9000만여 원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양육비를 미지급한 경위와 기간, 미성년 자녀들의 나이에다 오 씨에게 보인 태도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은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지급보다 자신의 생활 수준 유지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여겨진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이 현재까지 막연한 지급 계획만 언급할 뿐이어서 과연 미지급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씨의 법정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장의 구금보다 일정한 기간 내에 양육비를 현실적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미성년 자녀 등의 보호에 보다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측면이 있다"라며 항소 과정에서라도 김 씨가 양육비를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양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한 김 씨는 선고 직후 법정을 빠져나왔다. 그는 선고 결과와 탄원서를 제출한 자녀들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프레시안> 질의에 "드릴 말씀 없다"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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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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