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6년 경제성장률 0.4%... 성 평등 정책 필요"

급속한 고령화 때문... 은퇴시기 늦추고 여성 경제참가 늘려야

현 추세대로 고령화가 이어질 경우 2026년부터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4%까지 떨어지리라는 전망 자료가 나왔다.

노동자 은퇴시기를 늦추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다.

6일 한국은행은 'BOK 경제연구' 보고서 '인구 고령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서 고령화로 인해 2000~2015년에는 연평균 3.9%이던 경제성장률이 2016년부터 2025년에는 1.9%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는 0.4%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안병권 거시경제연구실장, 김기호 연구위원, 육승환 연구위원은 성장회계모형(growth accounting)과 동태적 일반균형이론(CGE, dynamic 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 모형을 이용해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노동생산성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추세가 미래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은 2015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인구 전망치는 통계청의 지난해 인구추계를 반영했다.

0.4%라는 충격적 수치가 나온 근거다.

한은은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매우 가파른 데다, 노동자 은퇴 후 근로소득 감소에 따라 곧바로 소비가 위축되는 신흥국의 소득·소비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고령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시나리오. ⓒ한국은행


한은은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는 방안으로 우선 은퇴시기 지연을 제안했다.

성장회계 분석 결과를 보면, 노동자 은퇴시기를 지금보다 5년 늦출 시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연평균 0.4%포인트 지연하고, 그 후 10년간은 0.2%포인트 늦추는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은은 연구 당시 "은퇴시기 연장은 청년 고용 위축을 이끌 가능성이 있지만, 청년층과 고용층간 직종 경합 정도가 미미하고 고용의 대체관계도 크지 않아, 청년층 고용 감소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성의 경제활동 수준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은은 2015년 현재 57.4%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6.8%로 높일 경우, 향후 20년에 걸쳐 경제성장률 하락세를 연평균 0.3~0.4%포인트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아이슬란드(83%) 수준으로 매년 1%포인트씩 올리면, 향후 경제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0.6~0.7%포인트 오르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노동생산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지난해 노동생산성 증가율 2.1%를 꾸준히 유지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0.4%포인트 오르고, 그 후 10년간은 연평균 0.8%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퇴시기를 5년 연장하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OECD 수준으로 높이고 노동생산성을 유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출산율을 높인다면 향후 10년 내에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2%대 후반으로, 20년 내에는 1% 중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CGE 모형을 이용한 시나리오도 성장회계 분석 결과와 대체로 비슷했다. 은퇴시기 연장 시 향후 20년간 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연평균 0.1~0.2%포인트 올랐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매년 0.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일 경우, 경제성장률은 향후 20년간 연평균 0.25~0.28%포인트 올랐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10년간 1.0%포인트 올리면, 경제성장률은 향후 20년간 연평균 0.5~0.6%포인트 정도 올라갔다. 숙련 외국인 노동자 200만 명을 받아들여도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가 0.1%포인트 수준에 달했다.

한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화 속도를 완화하는 정책 개발을 주문했다.

한은은 "성 평등 수준을 높이고 일·가정 양립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보육과 교육비의 공공 부담, 가족지원 정책 등 출산율 제고 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에코 세대(베이비부머의 자식 세대인 현재 25~38세)에 초점을 맞춰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을 시급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민자 유입 확대도 인구고령화 속도 완화에 효과적”이라며 “외국 사례를 보면, 이민자 비중이 크게 늘어난 국가는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