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권 존중하지 않는 북한 개탄스럽다"

웜비어 유가족에게 조전…한미 정상회담 악재에 촉각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끝내 사망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내기로 했다. 당장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관계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웜비어 씨의 사망이 줄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 씨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북한이 웜비어 씨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알리고, 최선의 치료를 했어야 할 인도적 의무를 다했는지 의문"이라며 "북한이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북한은 아직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억류하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들에게 보내야 할 것이며 정부를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웜비어 씨의 사망 소식이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웜비어 씨가 고문이나 학대로 사망했다는 유가족의 주장을 미국 정부가 받아들이면, 북미 관계가 악화돼 대북 대화 국면을 만들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웜비어 사망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한반도 평화 실현'에 대한 세부적 논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조의를 표명하고 북한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서 추가 논란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고(故) 웜비어 씨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지만, 의식 불명 상태로 지난 13일 미국에 송환됐다가 이날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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