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색깔론 안 된다…TV 토론에 집중해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선대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선거는 공격이지 방어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후보는 싸움닭이 아니다"라며 "결국 정책과 미래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네거티브 방어하지 말고 집착하지 말자. 그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을 후보에게 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특히 요즘 '쪽지 논쟁'(송민순 회고록 문제)에 말려들면 우리가 색깔론에 말려든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 이것은 진실게임이다. 이미 우리 대변인들에게도 제가 이런 지침을 말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진보냐 중도냐, 이런 것을 가지고 우리 당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역시 야당성, 개혁성, 호남의 지지를 받았던 역사를 부인해서는 안 된다. 색깔론에 편승하는 것도 절대 안 된다. 햇볕정책을 부인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지역 균등 발전과 보편적 복지 등을 위해 개혁과 통합을 내세워서 나가자. 네거티브 하지 말고 TV토론에 중점을 두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하며, 천 전 대표의 발언이 선대위 지도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박 대표나 천 전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는 공통적으로 안 후보가 TV토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회의에서는 "특히 오늘 저녁 JTBC 토론에 대해서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늘 후보의 일정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 토론은 1.5시간 준비해서 들어갔다. 그러니까 피곤해 보이고 어렵다", "일정을 잡지 말라" 등의 주문이 나왔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지난 23일 TV토론에 대한 간접적 평가이기도 해서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최근 보수표가 다른 후보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참 가슴아픈 일"이라며 "TV토론 결과를 보고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국민들 사이에는 '문재인은 안 된다'는 '문재인 공포증'이 팽배하기에 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지원 상왕론' 불식, 열린 인재 영입 강조
이른바 '박지원 상왕론'을 불식시키는 데도 국민의당 지도부는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표는 자신이 지난 23일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을 언급하며 "제가 임명직 공직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에 대해 우리 당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당 내에서 총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굉장히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앞으로 이런 것들이 '패권 정치'를 물리치게 하는 우리 당의 열린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박 대표가 커다란 결단을 했다. 당을 위해 희생하는 데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박 대표의 '선언'을 치켜세우며 "대선 승리를 위한 의지이고 결단으로 대단히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박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도 '상왕'이라는 구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라며 "안 후보가 'MB 아바타'로 호남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것도 엊그제 들었다. 이런 상대방의 조직적 음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박 대표가 임명직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무엇보다 호남에서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전국적으로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해야한다"며 "따지고 보면 안 후보가 대통령 된다고 해서 국민의당에서 총리를 한다, 이런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선언했다. 손 위원장도 차기 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린 일이 있어서 그의 이 언급은 주목을 받았다.
박 대표는 또 "인재 영입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고 선대위 회의 내용을 전하며 "많은 여권 분들이 노크를 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을 다 영입해서는 문제가 있다. 민주당에서는 게나 고동이나 다 받지만, 결국 저와 접촉해서 문을 두드렸다가 난색을 표명하면 민주당으로 가고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는 가급적 정체성에 맞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분들을 영입하는게 좋다"며 "영입에 대해 문호는 개방하지만 기조를 지키겠다. 불쑥 발표하고 취소해서 언론에서 비난받는 일은 지양해 달라. 모든 것은 이찬열 인재영입위원장과 장병완 총괄본부장 그리고 저에게 일원화시켜 달라"고 인재 영입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대선 승리하면 안철수-문재인-심상정 유승민 득표율 따른 내각 구성"
국민의당은 또 '39석 소수 정당'이라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힘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후보가 이미 얘기한대로, 패권 세력만 자기들끼리 하는 정부가 아니라 열린 정부를 지향하겠다.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서 내각을 구성해 협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손학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회의에서 "집권 후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안정적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선거 과정에서 줘야 한다"는 취지의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의원 40명으로 집권했을 때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있어서 '득표율에 따라 내각을 구성하겠다'든지 하는 방안을 후보가 발표해 주면 국민적 불안이 기대감으로 되지 않겠느냐"는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득표율에 따른 통합 내각 구성'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제안한 내용이다. 정 위원장은 회의 공개 발언에서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10일에 협치와 통합 내각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발표)해야 한다"며 "주권자가 준 표만큼 내각에 참여하라는 등의 원칙을 정해서, 예컨대 안철수·문재인·심상정·유승민을 지지한 표가 90%가 넘을 텐데, 이 90%를 가지고 통합 내각을 구성하고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만 주면 오히려 40석 불안감이 기대감으로 바뀌면서 '과거 대 미래'의 대결 구도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드림팀'을 만든다, (인재를) 모두 모시겠다는 것은 모호한 이야기"라고 안 후보의 앞선 발언을 간접 비판하며 "후보의 입으로 '이렇게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게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약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사람, 어떤 세력이 다음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고, 통합 정부에 어떤 세력과 정당이 참여할 수 있구나 하고 (유권자가) 인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 후보가 지난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도 내각에 등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질문에 "자유한국당에도 많은 개혁적 세력이 있지 않느냐. 통합 정부를 만들 때 다 같이 할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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