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극우 논객이 安 지지" vs 安 "적폐론은 국민 모독"

[대선주자 토론] 첫 TV토론, 유승민-심상정 '反홍준표 연대' 이목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명의 대선후보는 13일 열린 첫 번째 TV 토론에서 주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기선 제압에 주력했다.

문재인 vs. 안철수 '적폐 논쟁' 가열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서로의 말을 끊어가면서까지 '적폐' 논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안 후보가 "나에게 적폐 세력 지지를 받는다고 했는데, 국민 모독 아니냐"고 문 후보의 적폐론을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죄인가. 국정농단 적폐 세력은 구여권 정당들"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친박계인) 윤상현, 김진태 의원이 (안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유명 극우 논객이 자기 희망대로 안 되니 안철수 밀자고 하지 않느냐"고 반격하기도 했다.

안 후보도 지지 않고 "북한이 촛불 집회를 지지하면 집회 나온 분들이 북과 가까운 거냐"고 반문하는 한편, "여기 나와 있는 유승민, 홍준표 후보 둘 다 적폐세력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홍 후보는 적폐세력이란 점을 피할 수 없고, 유승민 후보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두 후보를 분리했다.

문 후보는 호남 표심을 겨냥한 듯, 안 후보에게 "과거 민주당 대표를 할 때 당 강령에서 5.18, 6.15선언 (계승 부분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안 후보는 "그런 일 없다. 실무선에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5.18 정신을 헌법에 넣자는 것에 동의하냐"는 문 후보의 질문에도 "물론 동의한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문 후보는 "집권해서 민주당과 함께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 함께 하겠다는 말이냐", "39석밖에 의석이 없는 정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냐"고 안 후보에게 따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홍준표 후보로부터 정반대의 공세를 받기도 했다. 홍 후보가 "대선 뒤에 민주당과 합당할 거냐"고 거듭 캐묻자 안 후보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다당제가 시대정신이고 국민 요구"라고 잘랐다.
이 밖에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과학기술 개혁에 관한 입장을 캐물으며 이 분야에서 자신의 비교우위를 강조했고, 문 후보는 안 후보의 학제개편안의 실현 가능성을 추궁하는 등 양강 후보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홍준표 vs 유승민-심상정

이날 TV 토론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협공하는 양상을 보여 이목을 끌었다.

심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증세를 통한 복지' 방침을 긍정 평가하며 "이 자리에 있는 다른 어떤 후보들보다 내 공약과 가깝다"고 했다.

홍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 공약과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우파라고 하는 건 유감스럽다"고 유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에 유 후보는 "심상정 후보가 내 공약과 비슷하다는 건 재벌개혁과 노동개혁 때문인 것 같은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새 보수가 노력하는 건 중요하다"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유, 심 후보는 홍 후보의 경남지사직 '꼼수 사퇴',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 불을 지피며 협공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 안보 위기 해결에 24시간도 모자랄 판인데 법원에 재판 받으러 가야하지 않나"고 비꼬았다.

이에 홍 후보는 "그럴 가능성은 0.1%도 없다. 내가 집권하면 재판이 정지된다"며 "만약 잘못이 있으면 임기 마치고 감옥가겠다"고 했다.

유 후보가 "유죄 판결나면 대통령 임기 정지"라고 재반박하자 홍 후보는 "그것으로만 계속 시비를 거는데 꼭 그 옛날에 이정희 의원을 보는 기분"이라고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홍 후보는 한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고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홍 후보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한다고 말한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홍 후보가 "저는 세탁기 갔다가 왔다. 다시 들어갈 일 없다"고 반박하자, 이번엔 심 후보가 "갔다가 오긴 했는데, 고장난 세탁기 아니었냐"고 재공격을 가했다.

홍 후보의 '꼼수 사퇴' 논란에 심 후보는 "양심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최소한 염치가 있어야죠"라며 "홍 후보는 정책보다 자격부터 따져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꼼수 사퇴 논란이 이어지자 홍 후보는 "나만 후보 등록하기 전에 (도지사직에서) 사퇴하라는 건 무슨 원칙이냐"며 "심상정, 유승민, 안철수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후보를 향해 샌드위치 공세를 퍼부은 유, 심 후보는 사드 문제에 관해선 서로에게 "(유승민 후보의) 사드 만능론은 안보에 도움 안 된다", "심 후보에게 가장 걱정 되는 것이 안보"라고 공방전을 펴며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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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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