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한국당과 단일화하는 순간, 호남은..."

[유인태의 판세토크] "안희정, 돛단배로 참 잘했다"

본선 대진표가 얼추 짜여 간다. 5당의 대선후보들이 사실상 확정됐다.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심상정. 원외에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마할 채비다. '5+1' 구도다.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나머지 후보 지지율을 다 합쳐도 문재인 후보 지지율보다 낮다. 대선은 이대로 끝나는 걸까? 유인태 전 의원에게 각 당의 경선이 남긴 의미와 향후 본선 전망을 들어봤다.

우선 5자 구도에서 지지율 1, 2위를 기록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역관계가 갈라지는 호남이 관심이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에서 두 사람에게 표를 몰아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분된 호남 민심은 본선까지 이어질까? 유 전 의원은 "과거같이 한쪽에 일방적으로 몰아주지는 않더라도 호남은 나중에는 될 사람 밀어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의 딜레마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안철수는 1대1 구도를 기대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면 자유한국당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러면 호남은 문재인에게 확 쏠리겠지."

후보 단일화 전망도 부정적으로 봤다. 유 전 의원은 "단일화를 한다면 방법이 여론조사뿐인데, 밀리는 쪽에는 사실 양보하라는 거다. 그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이니까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특히 반(反)문재인 단일화의 명분 부족을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안철수가 연대를 하려면 국민의당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과 매우 괴리된 결정을 해야 한다"며 "안철수가 단일화 연대를 하고 호남에서 지지율이 빠지면 그나마 있는 10%대 지지율도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유승민 간의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대선 후에는 자유한국당에 바른정당이 흡수될 것"이라며 "바른정당과 유승민은 지지율이 낮더라도 이번에는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했다.

결국 단일화 논의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5자 구도라는 큰 틀이 변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종인 전 의원의 파괴력도 낮게 봤다. 유 전 의원은 "(40년생인 김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무렵의 나이"라며 "김 전 대표 출마가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겠나"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김종인 전 의원과 회동해 관심을 끈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행보에 대해선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보수와 진보를 다 아우르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사회 원로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사법처리 수순을 밟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 변수다. 유 전 의원은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게 어떤 변수가 될지 모른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이런 변수가 안 생기는 게 일단 유리하기는 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인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친노와 운동권 두 집단이 국민들에게 갖는 나쁜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 세력을 얼마큼 잘 포용하고 진정성 있게 화학적 결합을 이루려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하는 게 문재인을 위해서도 좋고 당을 위해서도 좋다"고 통합 행보를 조언했다.

다음은 지난 29일 유인태 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유인태 전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안희정이 당을 살찌웠다"

프레시안 : 호남 경선을 지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의 승리가 확정적이지 않나 싶다.

유인태 : 나는 안희정이 대단히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전 '선의' 발언을 한 것이 상당한 악재가 됐다. 그렇게 얘기한 것은 큰 실수이지만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안희정이 내세우는 연정이나 협치라는 가치는 사실 요즘 정치인들에게 아주 절실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만 해도 그 특유의 저돌적 성격 때문에 어떤 정책을 추진해도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앞으로도 문재인 후보가 당선 후 대통령이 되어 무얼 하려고 하면 야당은 일단 부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똑같은 것을 안희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주장하면 선입견 없이 상대편이 볼 것이다.

만일 대선이 연말이어서 후보들에게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국민적 분열을 부르는 정치권 대결 구도를 해결할 적임자로 국민들은 안희정을 고려했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대선까지 시간이 굉장히 짧다. 결정적인 때에 '선의' 발언이라는 큰 실수를 해서 상승세가 꺾였다.

경선 결과와 별개로 안희정이라는 인물은 앞으로 민주당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문재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안희정의 존재는 문재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층에서는 민주당의 친노나 486들을 다 '뿔난 사람'으로 알지 않나. 운동권 출신도 모자라 심지어 종북 좌파라고 공격한다. 이런 조건에서 안희정이란 인물이 선전한 것은 당을 살찌운 측면이 있다.

당내 비주류에게도 안희정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민주당 비주류들을 보면 자신들의 위치가 불안해서 그런지 정치 행보에서도 안정감이 없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을 자주 보여서 신뢰를 주지 못했다. 비주류들은 주류보다 노선으로 보면 조금 오른쪽인데, 어떤 때는 초급진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일관성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안희정은 자기주장을 잘 다듬어서 탄탄하게 펼쳤다. 조직만 봐도 문재인 캠프는 이지스함이고 안희정 캠프는 돛단배 수준인데, 돛단배로 참 잘했다.

앞으로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 세력을 얼마큼 잘 포용하고 진정성 있게 화학적 결합을 이루려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렇게 하는 게 문재인을 위해서도 좋고 당을 위해서도 좋다. 국민들이 보기에 친노 486과 달리 '민주당에도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 대선 경선의 아주 큰 소득이다.

프레시안 : 선의 발언과 함께 대연정 문제도 안 지사에겐 득표 면에서 장애물이었다. 반대로 보면 누가 집권해도 연정은 상수인데, 문재인 전 대표는 연정 자체에 대해 매우 협소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유인태 : 문재인 쪽에서는 연정이나 협치는 당선 후에 생각할 문제고, 지금은 적폐 청산에 주력할 때라고 한다. 국정농단 세력과 무엇인가를 함께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광장의 민심도 적폐 청산이고. 안희정의 협치론이나 문재인의 적폐청산이나 둘 다 일리 있는 말이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전 대표도 집권하면 연정 안 할 수 없을 텐데.

유인태 : 지금의 민주당 121석 가지고 연정이나 협치를 안 할 수 있겠나. 그런데 문재인은 워낙 안철수와 관계도 그렇고…. 안희정이 되면 연정이 좀 더 부드럽게 구성될 거고 문재인이 되면 좀 더 애를 먹긴 하겠지.

프레시안 : 문재인 캠프의 당 안팎의 세 불리기를 어떻게 보나. 캠프가 비대해지면 집권 후 논공행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유인태 : 대선 경선이건 전당대회건 당의 지역위원장은 중립을 지키게끔 하는 문화나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수의 참모진이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지역위원장이 특정 후보에 줄을 서면 그 지역에선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말을 못 꺼내게 된다. 다들 제각각의 선호가 있는 거 아니겠나. 그건 좀 열어줘야 한다.

다만 문재인 캠프 쪽에 워낙 많은 인사가 합류하다 보니, 집권 후에 논공행상 문제가 불거질 거란 지적도 나오는데 문재인이라는 사람은 원칙주의자다. 그 문제에선 냉정할 것이라고 본다.

"단일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 유인태 전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국민의당 경선도 호남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유인태 : 호남에서 9만 명이 투표한 것을 가지고 국민의당이 '대박'이라고까지 할 일인가 싶기는 했다. 박지원 대표가 참 그런 선전을 잘한다.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호남을 싹쓸이하지 않았나. 호남을 통털어 23명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이란 점을 고려하면 9만이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라고 본다. 9만 정도면 망신은 면했구나 싶다. 그래도 어느 정도 흥행을 해서 이번에 컨벤션 효과는 많이 누린 것 같다.

프레시안 : 호남이 문재인과 안철수로 일찌감치 구도를 정리해 준 셈인데, 문재인과 안철수로 양분된 호남 민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나?

유인태 : 물론 과거같이 한쪽에 일방적으로 몰아주지는 않더라도 호남은 나중에는 될 사람 밀어줄 것이다. 구도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다. 안철수는 1대1 구도를 기대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면 자유한국당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러면 호남은 문재인에게 확 쏠리겠지.

프레시안 : 기계적인 단일화든, 여론으로 자연스럽게 후보 정리가 되든,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유인태 :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단일화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단일화를 한다면 방법이 여론조사뿐인데, 밀리는 쪽에는 사실 양보하라는 거다. 그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이니까 할 수 있었던 거다. 그때 10%포인트 이상 뒤지는데도 던진 거다. 그건 노무현이라는 승부사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내가 안 돼도 좋다. 이회창이 되는 거보다 정몽준과 승부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한 거다.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다.

프레시안 : 문재인 대세론이 강할수록 반 문재인 단일화 압박도 강해지지 않을까?

유인태 : 그건 단일화 명분이 될 수 없다. 개헌을 명분 삼아 연대하는 건 틀려버렸다. 이제 다른 명분이 뭐가 있나. 무조건 문재인은 안 된다? 안철수가 반문재인을 기치로 자유한국당하고 손을 잡는 순간, 그 당의 의원들과 지역 민심이 어떻게 되겠나. 안철수가 단일화 연대를 하고 호남에서 지지율이 빠지면 그나마 있는 10%대 지지율도 반 토막 날 수 있다. 안철수가 연대를 하려면 국민의당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과 매우 괴리된 결정을 해야 한다.

안철수는 호남 민심을 외면하는 합종연횡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당의 입장에선 대선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도 있는데, 이번 대선에서 보수당과 단일화를 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국민의당 후보들은 어디 가서 명함이나 내밀 수 있겠나.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보수후보 단일화'도 어렵다고 보나?

유인태 :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승민 쪽에선 단일화 조건으로 자유한국당의 제대로 된 친박계 청산을 내걸었는데, 지금 자유한국당은 친박이 주도하고 있지 않나. 자유한국당에서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 30명이란 말은, 뒤집어 말하면 탄핵을 반대한 사람이 60명이고 여전히 당 주도권은 친박계에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의 단일화 조건은 현실화될 수 없다.

잠깐 첨언하면, 나는 홍준표의 출마를 자기 재판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고 기소되면서 홍준표 정치 생명은 다들 끝났다고들 보지 않았나. 그런데 재기의 기회가 온 것이다. 정치인들 가운데 그런 사례를 많이 봤다. 1심이나 2심에서 유죄 판결받았는데 선거에 나가는 경우들. 이건 선거에 나가면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고 출마하는 것이다. 홍준표도 대선 출마로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거다.

내년에 지방선거도 있는데 만약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대선 후에는 자유한국당에 바른정당이 흡수될 것이다. 바른정당과 유승민은 지지율이 낮더라도 이번에는 길게 보고 가야 한다. 바른정당이 보수를 주도해야 한다. 그런 흐름이 생겨야 하고, 길게 보면 생길 거라고 본다.

▲ 유인태 전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김종인, 노익장 과시는 좋은데…"

프레시안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도 보인다.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과 독자 출마를 어떻게 보나.

유인태 : 민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당 중진들이 논의한 끝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몇 명이 거론됐고, 거절한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 누가 이 당에 구원투수로 오겠다고 하겠나. 그런데도 김 전 대표는 와서 총선을 승리를 이끌었다. 김 전 대표로선 여세를 몰아서 당을 좀 개조해야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당에서 받아들여지겠나. 김 전 대표에 불만이 있었던 의원들도 선거 때라 참았던 것뿐이다.

총선에서 이기고 나니 김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연말까지 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붙었다. 그런 일로 김 전 대표의 심기가 많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선거 때 데려다 쓰고선 토사구팽 하는구나 싶었을 수 있다. 이후 문재인 후보 쪽으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전윤철 전 감사원장,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이 합류하는 것을 보고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민주당에 대해서 김 전 대표가 너무 몰랐던 거지….

김 전 대표는 지금 출마하면 못 해도 5% 정도의 지지율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 김 전 대표 나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무렵의 나이다. 노익장으로서의 힘을 과시하는 것은 좋은데…. 5% 이상 나온다고 해도 그 지지율로 바른정당 유승민과 단일화를 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와 단일화를 하고 이런 구상이라면 산 넘어 산이다. 김 전 대표 출마가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김종인 전 대표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만나서 관심이다. 홍 전 회장 구상은 뭐라고 보나?

유인태 : 홍 전 회장은 어떤 자리를 탐하거나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언론사 회장 출신으로서 한국 사회에 무엇인가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홍 전 회장이 출범시킨 '리셋 코리아'도 그런 일환으로 본다. 꼭 어느 후보를 지지하기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보수와 진보를 다 아우르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사회 원로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 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두 번 섰다. 사법적 처리 절차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나.

유인태 : 박 전 대통령은 인지부조화 상태 같다.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 인식을 못하고 있다. 처음엔 얼떨결에 사과 성명을 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억울하다, 엮였다'고 한다. 심하게 말하면 사회화가 안 된 사람이다. 10살 때 청와대 들어가서 누구와 친목을 할 수 없지 않았나. 동생들과는 인연 끊어졌고 최 씨 일가하고 식구가 된 거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친구도 만나고 이웃도 만나면서 사회화가 되는 건데, 박 전 대통령이 그 대목이 제대로 안 됐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소위 인식 능력에도 상당한 결함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거다.

프레시안 :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대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유인태 : 알 수 없다.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게 어떤 변수가 될지 모른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이런 변수가 안 생기는 게 일단 유리하기는 하다. 어쨌든 일은 벌어졌으니 법과 원칙대로 진행돼야 한다.

다만 시간이 흘러서 '이제 불쌍하다 그만 하자. 반성도 하는데' 이런 민심이 형성되면 그때는 대통령이 사면을 판단해볼 수 있겠다. 요즘 대선 후보 토론회를 보면 질문자가 후보들에게 '사면을 할 것이냐 아니냐'를 집요하게 물어보는데, 그 질문은 가혹하다. 대통령은 민심을 따라야 하고, 민심은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을 때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민심이 사면을 원하고 그것이 국민적 화합을 위해 좋다고 판단되면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게 대통령의 사면권이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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