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이재용 영장 기각, 헌법 제1조가 삼성공화국으로 읽혀"

[언론 네트워크] 대선출마 첫 행보로 제주 찾아…"촛불혁명, 개혁 골든타임"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첫 지역행보로 제주를 찾았다.

심상정 대표는 박근혜 탄핵은 국민이 정치권의 멱살을 잡고 통과시켰다며, 대통령이 되면 노동문제를 제1의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개혁입법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야3당이 힘을 모아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야 하고, 정치개혁을 위해 독일식 정당명부제, 대선 결선투표제 등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주를 방문, 시국강연회를 했다. ⓒ제주의소리

정의당 제주도당은 19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이도2동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심상정 대표를 초청, '흔들리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나?'를 주제로 시국강연회를 개최했다.

심 대표는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문구가 삼성공화국으로 읽혔고, 2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아니라 삼성으로부터 나온다로 읽혔다"고 일갈했다.

심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으로 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우려하는 국민들이 있는 데, 저는 탄핵은 걱정되지 않는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수구세력부터도 소용없는 인물로 버려졌다. 국민들이 광장에 보이지 않는다고 촛불이 사그라든게 아니다. 잠시 기다리고, 지켜보는 중으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탄핵을 자신했다.

▲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주를 방문, 시국강연회를 했다. ⓒ제주의소리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온 이유에 대해 심 대표는 "만약 박근혜 퇴진만이었다면 1000만 촛불이 모이지 않았다. 불의한 정권과 고단한 삶에 지친 국민들이 그리스 아테네시민들처럼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대한민국의 갈 길을 토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산업화-민주화를 통해 50년 동안 압축성장했지만 빈부격차 등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며 노동문제를 국정과제 1순위로 놓겠다고 언급했다.

심 대표는 "대한민국이 보통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라고 자랑하지만 산업화 30년 동안 국가와 기업이 약속한 국민번영은 이뤄지지 않았고, 민주화 30년이 됐지만 국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대한민국 현실은 OECD 국가 중 빈부격차가 가장 크고, 불평등이 심하다. 세계 최고 고학력자 우리 아들 딸들이 헬조선을 울부짖는 나라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요즘 대선주자들이 엄청나게 많은 공약을 발표하지만 대부분은 법개정 사항으로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가 할 일"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개혁입법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과거에는 새누리당이 반대해서 개혁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쪼개졌기 때문에 개혁입법의 기회다. 정권을 잡고나서 보수가 뭉치면 불가능해진다"며 "대선주자들은 지금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해야 한다고 당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들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정권교체로 '묻지마 교체'이기 때문에 가장 정권교체를 쉽게 할 수 있는 제1당과 유력후보에 지지가 몰리고 있다"며 "1당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다 잘해서가 아니라 어쨌든 정권교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를 넘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데 정의당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그런 사명감을 갖고 정의당과 저는 정권교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개혁을 통해 내 삶을 바꾸는 촛불혁명의 승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경제 개혁을 위한 첫 걸음으로 심 대표는 '노동문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 19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주를 방문, 시국강연회를 했다. ⓒ제주의소리

지난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와 '복지'였지만 현실은 바뀐게 없이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 대표는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지 않고, 노동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양극화 대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며 "노동권을 확실하게 개혁해야 양극화 해결이 가능하다. 노동문제를 국정 제1과제로 삼는 의지가 없으면 양극화 해결은 거짓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많고, 비정규직 1위, 자살 1위, 출산율 최저, 저임금 노동자 비율 1위 등 불행을 상징하는 숫자가 너무도 많다"며 "이게 천만 촛불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1987년 민주항쟁이 군부독재 타도를 위한 것이라면 이번 천만 촛불은 국민 자신을 위한 혁명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개혁을 위해 심 대표는 재벌 3세 세습 금지, 유전무죄-무전유죄 검찰 개혁, 마지막으로 정치개혁을 주창했다.

심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최대 리스크는 재벌 3세 세습"이라며 "재벌은 경영 제1 목표가 승계성사로 여기서부터 불법, 탈법, 정경유착, 비자금 등을 조성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심 대표는 "재벌 3대 세습을 금지해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어떻게 하느냐고 하는데 현행법만으로도 충분하다.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재벌을 안봐준다는 대국민선언을 우선 해야 한다"며 "이재용이 60억원을 상속받아 16억원을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 44억원을 갖고 각종 탈법으로 20년만에 5조원을 만들었다. 현행법으로 50% 상속세만 잘 지켜도 승계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 대표는 "법치라는 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남용해서 국민을 괴롭히지 않고 법에 따라 엄격하게 권력행사를 제한해야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서민들에게 질서를 들이대면서 윽박지른게 법치처럼 돼 있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거꾸로 선 법치가 양극화를 부추긴다.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심 대표는 정치개혁을 얘기했다. 정치개혁을 위해 선거제도를 먼저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 대표는 "선거제도를 민심대로 의석이 반영될 수 있도록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바꿔야 한다"며 "정의당이 총선에서 7.2%를 득표했는데 정당명부제로 했다면 원내교섭단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제도에서는 신생정당의 진입을 막아버린다. 정의당은 주류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생태계가 순환해야 정치가 바뀐다"며 "아무리 잘못해도 거대 정당은 1등 아니면 2등이 되는 승자독식 구조다. 양당체제에서 제3 정당에게 '정권교체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하는 건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오늘 제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니 어느 언론에서 첫 질문이 '언제 사퇴할 것이냐'는 것이었다"며 "서로 다른 정당인데 왜 사퇴해야 하나. 노선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1당이 혼자 못하면 당대당 연합정치를 하면 된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군사독재 세력이 집권하니 최악을 막기 위해 항상 차선을 선택하다 보니 우리 정치가 차선밖에 안됐다"며 "저는 누구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이고, 촛불민심을 잘 알고 있다. 정권교체와 과감한 개혁을 위해 대선후보로 나선다"고 출마이유를 설명했다.

심 대표는 "심상정 지지율이 높아야 다음 정부에서 더욱 가열차게 개혁을 할 수 있다"며 "정권교체가 안될까봐 다른 곳에 투표하면 정말 그들이 잘해서 지지하는 줄 알 것이다. 그럼 개혁은 더뎌진다. 심상정에게 힘을 만들어줘야 연정도 가능하고, 개혁도 가능하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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