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안' 2일 처리, 국민의당 반대로 무산

추미애·심상정 "2일" vs. 박지원 "9일"…탄핵안 9일 처리될 듯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탄핵안을 오는 2일 의결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당이 거절했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9일 부의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일 회동을 통해 탄핵안 발의 시점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이 7일까지 퇴진을 약속하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저는 9일날 하자고 제안했지만, 두 당에서는 차라리 오늘하자고 해서 (논의가) 쳇바퀴를 돌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차안으로 "내일(2일) 본회의에서 야 3당 공동으로 탄핵안을 발의하면, 일정상 12월 8일 본회의에서 탄핵안 발의가 보고되고, 12월 9일 표결하면 된다"는 안을 역제시했지만, 이는 나머지 두 당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미애 대표도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2일 가결을 위해 야 3당이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국민의당이 거절했다"며 "9일 (가결) 문제는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 3당 대표 의견에 차이가 나는 것은 어떤 시점에 비박계의 찬성표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와 심 대표는 빨리 투표에 들어가야지 새누리당 이탈표가 줄어든다고 본 반면, 국민의당은 비박계가 오는 9일 찬성 35표를 모아준다고 한 약속을 믿어보자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대표는 "오늘 오전에 새누리당 비박근혜계의 탄핵 의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났지만, (김무성 전 대표가) 9일에도 전혀 탄핵 추진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탄핵안을 2일에 의결하자고 주장했다.

심상정 대표도 "탄핵안 부결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부결시킬 사람은 다음주에도 부결시킬 것이고, 탄핵안 부결의 책임은 전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있다"고 설득했다. 심 대표는 "야당이 받들어야 할 것은 국민의 지시지 비박계의 목소리가 아니다. 야당은 좌고우면 말고 오늘 당장 탄핵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심 대표는 아울러 "비박계 의원들에게도 말씀 드린다. 하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몫이고, 국회의 몫은 탄핵이다. 하야는 탄핵 이후에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이 하야하면 그때 정치적 판단을 하면 된다. 하야는 협상 대상도, 탄핵을 미룰 이유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이 이날 탄핵안 발의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탄핵안은 자연스럽게 9일 부의될 것으로 보인다. 단, 9일이 오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2017년 4월에 퇴진하겠다고 발표하는 변수가 남아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안'을 수용하면 비박계가 돌아서 탄핵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추미애-김무성' 회동 계기로 어색한 기운 흐르기도

한편, 이날 추미애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단독 회동을 벌이면서 야 3당 대표 사이에는 불편한 기운이 흐르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민주당 "2일 탄핵" vs. 국민의당 "9일 탄핵")

박지원 위원장은 추미애 대표가 다른 야당과 상의 없이 '단독 회동'을 벌였고, 야 3당 대표가 의논하지 않기로 한 '대통령 퇴진 시점'을 논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추미애 대표는 김무성 전 대표와의 회동은 "비박계의 탄핵 의지를 확인해 보기 위한 것"이었고, 자신이 '1월 퇴진론'을 제안했다는 것은 "오보"라고 해명했다.

심상정 대표는 추미애 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심 대표는 "추미애 대표가 비박 의원들에게 탄핵 동참을 촉구했던 아침 회동이 언론에서 '대통령 퇴진 시기 협상'으로 보도되면서 혼선이 있었다"고 추 대표를 두둔하면서 박 위원장을 향해서는 "국민의당은 오늘 일방적으로 2일 탄핵 불가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박 위원장은 "심 대표께서 야 3당이 (2일) 탄핵에 합의했다고 했는데, 저는 어제 분명히 '비박이 협력하면 합의하지, 지금은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재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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