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 총살…김정은 공포 정치?

통일부 "내각부총리 김용진 처형, 통전부장 김영철 혁명화 처벌"

북한의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반당 반혁명 분자'라는 혐의로 총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대남 담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한 달 정도 노동 교화형에 해당하는 '혁명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내부 인사 처형설과 관련, "내각 부총리 김용진이 처형을 당했고, 당 통전부장 김영철도 혁명화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정부가 여러 경로를 통해서 확인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인 최휘도 현재 혁명화 조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김용진 부총리가 지난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당시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 보위부가 김 부총리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그가 '반당 반혁명 분자', '현대판 종파' 인사로 분류돼 7월 중에 총살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통전부 권한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등 권력을 남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지방 농장에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김영철이 복귀한 이후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상황인 점을 볼 때 향후 대남 강경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휘 부부장에 대해 정부는 "선전 사업 과정에서 김정은의 지적을 받고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숙청 및 혁명화 과정이 이어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공포 정치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김정은 체제의 특수성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전, 즉 김일성과 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북한에서 많은 숙청과 혁명화가 있었다. 고위 간부들에 대한 처형과 공포정치는 최고지도자를 절대화하는 스탈린식 개인 절대 독재 체제의 중요한 한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부터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까지 김정일은 2000명이 훨씬 넘는 간부들을 숙청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숙청은 그때에 비하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매우 '절제되고' 선택적"이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물론 그렇다고 야만적인 처형이 절대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한국의 지도자가 진정으로 북한 인권의 개선을 원한다면 북한 정권의 교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언급하며 북한을 자극만 할 것이 아니라 단호하면서도 유연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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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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