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된 맘다니 "트럼프, 잘 들으라. 뉴욕은 이민자의 도시" 전면전 선언

트럼프 반(反)이민 정책에 강력한 대항마 등장…트럼프는 "내이름 투표용지에 없어서 패배"

미국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민주사회주의자'이자 이슬람교 신자인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뉴욕은 이민자들이 세운 도시라며 반이민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이름이 투표 용지에 없었기 때문에 패배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맘다니 후보는 미국 방송 CNN을 비롯해 주요 방송 및 언론사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예측이 나오자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패러마운트 공연장에서 가진 승리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당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잘 들으라"라며 "뉴욕은 이민자의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은 앞으로도 계속 이민자의 도시로 남을 것이다. 이민자들이 세운 도시, 이민자들이 움직여온 도시"라며 "그리고 오늘 밤부터는 이민자가 이끌어가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맘다니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확실히 듣길 바란다. 우리 중 누구를 겨냥하든, 우리 모두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58일 뒤 우리가 시청에 들어갈 때, 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클 것이다. 우리는 그 기대에 반드시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희망은 살아 있다. 폭정보다 희망이, 거대한 자금과 빈약한 발상보다 희망이, 절망보다 희망이 승리했다"라며 뉴욕 시민들이 이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 4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브루클린의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열린 축하 연설에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추방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맘다니 시장의 당선을 비롯해 이날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여론조사원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투표용지에 없었다는 점과 정부 폐쇄가공화당이 패배한 두 가지 이유였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패배 배경과 관련해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대통령은 이 지역 어느 곳에서도 투표용지에 없었지만, 각 선거구에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했고 상대 후보들을 트럼프 대통령과 연계시켰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이후 첫 선거"였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심판 투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이날 주지사 선거가 치러진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의 경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중 6명은 현재 미국의 상황에 대해 "분노"하거나 "불만족"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러한 부분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고 분석했다. 선거에 패배할 가능성이 높으니 발을 빼려는 시도를 했다는 뜻인데,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주지사의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긴 했으나 두 번의 전화 타운홀 미팅을 여는 데 그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이번 선거에서도 경제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들은 이민, 범죄, 그리고 보수적인 문화 문제에 집중했지만 유권자들은 경제, 일자리, 생활비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불과 1년 전만 해도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데는 바로 이러한 경제적 불안감이 한몫했다"며 "이러한 경제적 우려는 트럼프의 임기 마지막 2년 동안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내년 중간선거에 공화당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민주당이 지난 한 해 동안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 허사로 돌아갔다"면서 이번 선거가 "마침내 민주당이 구체적인 방법으로 (트럼프에) 반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쇼트가 "트럼프가 패배를 어떻게 해석하든 민주당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승리했고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쇼트 전 비서실장은 "민주당이 강세인 주이긴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간) 차이가 이렇게 클 때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26년) 중간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공화당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동조하는 대신 무역에 대해 '더 전통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은 이미 이번 선거가 2026년 중간선거의 전조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이번 선거가 민주당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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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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