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민주주의 위해 강경함 필요"

국회의장단 전원 호남 출신…헌정 사상 최초

4.13 총선에 따라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를 이끌게 될 국회의장단이 9일 결정됐다.

국회의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정세균 의원 의원이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최종 선출됐으며, 부의장으로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과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세 사람 모두 호남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국회의장은 전날 여야 삼당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원내 1당인 더민주 소속 의원의 몫이 됐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이날 오전 의원 총회를 열고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으며, 여기서 6선의 정세균 의원이 투표 참석자 121명 중 71명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으로 의장 후보가 됐다.

정 의원은 의장 후보자로 당내에서 선출된 후 "많은 의원들이 저를 온건하다고 평가해주는데 20대 국회는 온건함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때로는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본회의 투표에서 정 의원은 총 투표자 287명 가운데 274표(득표율 95.5%)를 얻어 여야 모두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입법부 수장이 됐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한 당선 인사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책임성을 강화하고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므로 당적이 없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더민주를 탈당해야 하며 이로써 더민주 의석수는 현재 123석에서 122석이 돼 새누리당과 동수를 이루게 된다.

국회 부의장 새누리당 몫으로는 5선의 심재철 의원이, 국민의당 몫으로는 4선의 박주선 의원이 각각 당내에서 선출됐다.

비박계의 심 의원은 당 의원 총회에서 부의장 후보로 나서며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힘있는 여당 부의장이 되겠다"면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고 우리 당의 당론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을 입법에 관철시켜 당을 대표하는 강단 있는 국회 부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박주선 의원은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후 "당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시키고 존재감을 부각해 2017년 정권 교체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단 전원 호남 출신…헌정 사상 최초

국회의장단 세 사람이 각각 속한 정당은 다르지만 모두가 호남 출신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정세균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15대 총선 때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18대까지 이곳에서 내리 4선을 했으며 19대에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도 종로에서 출마해 서울시장을 지낸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를 꺾고 6선 고지에 올랐다.

심재철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을을 지역구로 하는 수도권 정치인이나, 고향은 전남 광주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서 당시 펼쳐진 민주화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10만 명이라는 사람이 반독재 시위에 자발적으로 운집했음에도 학생 운동권 지도부로서 일방적인 '해산 결정'을 내려 빈축을 샀던 '서울역 회군 사건'이나,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당시 구타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해 관련자들을 중형에 처하게 됐던 일들 또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후 문화방송 기자로 일하다 1995년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했다.

박주선 의원은 전남 보성 출신의 법조인으로 현재는 광주 동남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 검찰 요직을 거친 후 정치에 입문했으며, 이후에는 모두 4차례 구속됐으나 3번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마지막 구속 때에는 80만 원 벌금형으로 의원직을 유지해 '불사조'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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